86년생 동갑, 대학교 미술과 CC로 족히 10년은 넘게 사귀고 있는 커플, 한아영과 이준호. 준호는 30대 중반 나이에도 여전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고 아영은 자신의 집에서 준호와 함께 살며 그를 뒷바라지하고자 부동산 중개인 일을 하고 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런데 준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루종일 집중해서 공부만 해도 모자란데 동네 마실 가듯 깔짝깔짝 배달일을 하고 친구를 집으로 불러 게임을 하기도 한다. 아영은 마치 엄마처럼 준호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하나 챙긴다. 잔소리하고 조언하고 화도 낸다. 준호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다가 폭발해 버린다. 큰소리를 내고 만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했는데 이렇게 되고 만 것이다. 준호는 아영의 집을 나가서 아는 동생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들은 헤어진 지 3개월 즈음에 새로운 연인을 만난다. 그런데, 이렇게 헤어져 버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진짜로 헤어진 걸까, 헤어지고 있는 중일까, 헤어진 지 아닌지 모르는 걸까. 어쩌면 헤어졌는지도 모르는 걸까.
웃음기 만발한 포인트가 인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