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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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최고의 히트작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의 창업주 진양철 회장을 열연하여 인생연기를 선보인 명배우 이성민이 출연했다. 평범한 가장이자 직장인, 올곧은 신념으로 정의를 쫓는 베테랑,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냉철한 권력자까지, 이성민은 모든 교집합을 충분히 감당해내는 더할 나위없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밥알이 몇 개고?", "그게 돈이 되나" 등 평범할 수 있는 대사들은, 이성민이라는 배우를 거치며 냉철한 재벌 회장 진양철의 캐릭터를 함축하는 유행어가 됐다.
이성민은 처음엔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약 20년을 뛰어넘는 진양철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촬영하기 전에 이미 영화 <리멤버>를 통하여 80대 노인을 먼저 연기한 바 있어서 막상 진양철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손자 진도준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송중기와 케미도 화제가 됐다. 이전까지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두 사람이지만, 송중기는 진양철 역을 이성민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추천했고, 이성민 역시 송중기의 출연 소식을 들은 것이 출연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이성민은 "제가 나이가 한참 많지만 같이 작품을 하면서 그 친구에게 배운 것도 있다. 톱스타임에도 사람들을 만날 때 소탈하고 편안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재벌집>에서 시청자들이 극찬한 이성민의 최고 명연기는, 냉철하던 진양철 회장이 인지능력 저하로 섬망 증세를 보이며 어린 아이처럼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시청자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이성민의 디테일한 표정연기을 보며 소름이 돋는다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화제의 병원신은, 이성민이 다른 작품을 찍다가 몇 달만에 다시 복귀하여 촬영한 장면이었다. "만 11개월 정도 재벌집 촬영을 했는데, 오랫동안 그 역할을 하다보니까 후반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며 덤덤하게 밝혔다.
배우로서 자신의 인생작을 만난 느낌은 어떨까. 이성민은 "감사하다. 드라마를 봐주신 시청자들, 함께 만든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 그리고 배우로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 게 감사하다"라고 고백했다.
밑바닥에서 온갖 고생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진양철 회장처럼, 이성민이 걸어온 배우 인생도 비슷한 면이 많았다. 정작 "연기쪽에 소질이 보이지 않는 평범보다도 못한 아이"였다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평가한 이성민은,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냥 저 일이 재밌을 것 같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