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OK금융그룹
한국배구연맹(KOVO)
강서브로 상대 흔든 OK금융그룹
경기 초반부터 대한항공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다. 박승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강서브를 앞세워 OK금융그룹이 분위기를 잡았다. 1세트를 매듭지은 것도 서브였다. 세 차례의 듀스 접전을 펼친 끝에 27-26에서 터져나온 박승수의 서브득점으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OK금융그룹은 상대를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2세트 시작 직후 연속 5득점으로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곽승석 대신 임동혁과 이준을 투입하는 등 교체 선수들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2세트 중반이 지나면서 격차를 점점 좁혔지만, 2세트마저 OK금융그룹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3세트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김민재, 임동혁 등 국내 선수들의 분전으로 대한항공도 힘을 내는 듯했다. 그러나 19-19서 레오의 오픈 공격에 이어 곽승석의 범실로 승부의 추가 OK금융그룹 쪽으로 기울어졌다. 23-21에서 연이어 강서브를 구사한 레오는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C속공을 시도한 곽승석의 공격마저 범실이 되면서 경기가 그대로 마무리됐다.
팀 사정상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를 옮겼음에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레오(26득점) 이외에도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15득점)과 박승수(9득점)도 팀 승리에 기여했다. 직전 경기부터 전력에서 이탈한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 이후 격리된 주전 세터 한선수의 공백이 컸다. 지난 달 29일 삼성화재전서도 세트스코어 3-2로 진땀승을 거둔 데 이어 이날도 한선수를 대신해 출전한 유광우가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12득점)과 임동혁(11득점),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4득점) 등 주전급 선수들도 부진했다.
송명근-이민규도 가세, '봄배구' 가능성 더 높인다
이날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체이서 매치(Chaser Match)가 열렸다. 체이서 매치는 팀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2군 경기'다. 본 경기서 뛰었던 선수들은 이 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가 진행된다. 팬들도 자유롭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으며 구단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두 팀은 경기 내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특히 OK금융그룹의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과 세터 이민규가 코트를 밟은 것이 눈에 띄었다. 3세트까지 치러진 경기서 송명근은 18득점을 기록했고, 1~2세트에 나선 이민규는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봤다.
송명근의 경우 2020-2021시즌 도중 학교폭력 의혹으로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그는 구단으로부터 잔여 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5월 초 팀과 FA 계약을 체결한 송명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피해자가 사과를 받아주고 용서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한 바 있다.
송명근, 이민규는 각각 5일, 28일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곧바로 경기에 뛸 것으로 예상된다. OK금융그룹이 꿈꿔왔던 '완전체'에 가까워진 가운데, 봄배구를 준비해야 하는 상위권 팀들은 OK금융그룹의 추격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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