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린>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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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외곽에 위치한 가가린 주택 단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16세 소년 유리(알세니 바틸리 분)에게 이곳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커뮤니티이자 꿈과 희망을 키운 곳이다. 그러나 안전과 위생 문제로 시청에서 가가린 주택 단지의 철거를 결정하자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 가가린 주택 단지에 홀로 남은 유리는 자신만의 우주선을 만들며 철거를 막고자 노력한다. 교외 지역에 사는 다이아나(리나 쿠드리 분)는 가가린 주택 단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리에게 호감을 느낀다.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이 연출한 <증오>(1995)는 대도시 외곽의 주거 공간을 배경으로 저소득층, 이민자에 대한 소외와 차별을 그려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대도시 외곽의 주거 공간을 무대로 삼아 게토 문제, 빈곤 문제, 인종 차별 문제, 이민자 문제 등 프랑스의 어두운 현실을 조명한 영화들은 <13구역>(2004), <걸후드>(2014), <디판>(2015), <디바인스>(2016), <큐티스>(2019), <레 미제라블>(2019) 등으로 이어졌다.
파니 리에타르 감독과 제레미 투루일 감독이 공동 연출한 <가가린>(2020)도 이 계보에 속하는 영화다. 두 사람은 1960년대 초반 프랑스의 공산당이 파리 외곽 지역에 지은 총 370세대의 가가린 주택 단지(러시아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땄다)가 2014년 철거 명령이 내려지자, 그 다음의 풍경을 소재로 15분가량의 단편 영화 <가가린>(2014)을 발표한 바 있다.
파니 리에타르 감독은 가가린 주택 단지의 철거를 연구하던 주변의 건축가 친구들로부터 공간과 사람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를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으며 이곳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가린 주택 단지의 주민들이 건물을 향해 느낀 이별의 감정은 고스란히 단편 영화 <가가린>에 담겼다. 이후 프로젝트는 장편 영화 <가가린>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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