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네트플레이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 1회전 정현-권순우 조와 한스 하흐 버두고(멕시코)-트리트 후에이(필리핀) 조의 경기에서 정현이 네트 위로 공을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오랜만에 돌아온 정현에게 테니스 코트가 낯설어 보였다. 허리 부상을 당해 이곳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기에 발걸음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국 남자 테니스의 희망 권순우가 복식 파트너이기 때문에 더 빨리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을 뛰었다. 서브와 스트로크의 위력이 게임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남자 테니스의 두 기둥 정현, 권순우 조가 28일(수) 오후 6시 20분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 코트에서 벌어진 2022 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 오픈 남자복식 1라운드(16강)에서 H. 하크 벌두고(멕시코), T. 휴이(필리핀) 조를 상대로 2-1(2-6, 6-2, MTB 10-8)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정현의 묵직한 스트로크, 권순우의 위닝샷 빛났다
홈 코트의 두 선수가 복식 게임을 주로 뛰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정현의 코트 복귀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 사실이었다. 첫 세트를 2-6으로 내준 것만으로도 벌두고와 휴이의 복식 포메이션은 허물기 힘들어 보였다. 네트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예측한 코스로 날아오는 공을 내리꽂는 휴이의 감각적인 발리가 일품이었다.
아무리 정현의 코트 복귀가 주요 이슈라고 하지만 그들은 이대로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두 번째 세트부터 놀라운 집중력과 효율적인 게임 운영으로 상대 조의 포메이션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한 것이다. 정현과 권순우는 복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서브부터 안정을 되찾아 첫 세트 22%(2/9)에 그친 세컨드 서브 득점률을 두 번째 세트에 60%(6/10)까지 끌어올렸고, 베이스 라인 스트로크 싸움을 끈질기게 이어가며 상대의 실수를 여러 차례 이끌어냈다.
두 번째 세트 세 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낸 것부터 뒤집기 조짐이 보였고, 수요일 저녁 관중석에 찾아온 많은 테니스 팬들의 박수와 함성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여섯 번째 게임에서 정현은 백핸드 발리 포인트에 이어 몸 방향을 틀어 때리는 스매싱까지 성공시켜 4-2로 달아나면서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