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옴니버스 영화 <기기묘묘> 언론 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불모지>의 감독 이탁, 배우 오민애, 김재화, <유산>의 배우 한해인, 유의태, 감독 남순아, <청년은 살았다>의 감독 심규호, 배우 이양희,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의 감독 김동식, 배우 장준휘, 김최용준.
김진수
영화가 끝나고 조명이 켜지자 스크린 앞이 북적거렸다. 영화 <기기묘묘>(22일 개봉) 언론 시사회가 열린 14일 서울 용산 CGV. 출연 배우와 감독을 합쳐 무려 11명이 스크린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영화제 GV(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익숙한 광경이지만 개봉을 앞둔 언론시사회에서는 드문 풍경. <기기묘묘>가 네 편의 단편 영화를 엮어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이 영화 배급사 필름다빈이 단편영화를 모아 장편영화로 개봉하는 건 이번이 네 번째. <기기묘묘>는 독립예술영화계에서는 흔치 않은 공포 스릴러 장르의 단편 영화들을 하나로 묶어 장편 형식으로 만들었다.
재개발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간의 절망과 추악을 다룬 <불모지>(감독 이탁), 딸과 엄마의 낯선 관계를 그린 <유산>(감독 남순아), 낙향한 청년이 이상한 꾸러미를 얻은 뒤 마주하는 기묘한 하루를 보낸다는 <청년은 살았다>(감독 심규호), 아들을 최고의 야구선수로 키워내는 아버지의 욕망을 건드리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감독 김동식)가 <기기묘묘> 속 네 편.
각 에피소드 소재는 모두 다르지만 불안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떠오른다. 시사회 참석한 감독들은 연출 의도에 대해 '욕망', '비틀기', '방황' 등을 언급했다. 현실인 듯 판타지인 듯 경계를 넘나들면서 닥쳐오는 공포 덕에 심장이 쫄깃해지기도 한다. 각 단편은 서울독립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등에서 공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