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감독인 이정재가 8일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정재는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리는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트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Creative Arts Primetime Emmy Awards), '에미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는 올해 에미상에서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손꼽힌다.
▲ 배우 이정재가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리는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8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은 팬과 취재진을 위해 포즈 취하는 이정재. ⓒ 연합뉴스
앞서 지난 4일(현지 시간) 먼저 열린 에미상 부문 시상에서 <오징어 게임>은 배우 이유미가 아시아 국적 배우로는 최초로 최우수 게스트(초청) 여성 배우상(BEST DRAMA GUEST ACTRESS)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은 시각효과, 스턴트 퍼포먼스, 프로덕션 디자인상 등 기술부문 수상을 독식했다.
이와 관련, 현지 시상식 예측 사이트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를 제치고 이정재를 남우주연상이 유력한 후보 1위로 꼽기도 했다. 그밖에 후보는 <베터 콜 사울>의 밥 오덴커크, <세브란스: 단절>의 아담 스콧,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등이다.
이정재는 미국배우조합상(SAG),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을 필두로 앞서 열린 미국 TV 드라마 시상식들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드라마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수상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그런 가운데 8일 오전(현지시간) 이정재에 관한 반갑고도 놀라운 소식이 미국에서 전해졌다. 바로 새 '스타워즈' 시리즈 캐스팅 소식이었다.
이정재가 캐스팅한 디즈니플러스와 루카스 필름
"소식통에 따르면, 이정재는 루카스필름이 제작하는 디즈니플러스의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인 < The Acolyte >(시종, 侍從)의 남자 주인공에 캐스팅됐다. 아만들라 스텐버그가 또 다른 주연으로 나설 예정이며, 최근 조디 터너-스미스도 주연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미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데드라인>의 단독 보도 중 일부다. <데드라인>은 해당 기사에서 "<오징어 게임>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 < The Acolyte >(<어콜라이트>)의 남자주인공에 캐스팅됐다"며 "루카스 필름이 제작하고 레슬리 헤드랜드가 총기획 등을 맡는다"라고 전했다.
▲ 이정재의 새 <스타워즈> 시리즈 캐스팅 소식을 알린 미 <데드라인> 트위터. ⓒ 트위터 갈무리
쇼러너이자 작가 및 시리즈 연출, 기획 등을 맡은 레슬리 헤드랜드는 영화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 등을 연출하고 넷플릭스 시리즈 <인디언 인형처럼>을 만든 시나리오 작가 출신 여성 감독이다. 또 이정재와 함께 캐스팅된 아만들라 스텐버그는 아역 출신 1998년생 여성 배우로 최근 <더 헤이트 유 기브>, <디어 에반 핸슨> 등에 출연했고, 조디 터너-스미스의 최근작은 <애프터양>이다.
이어 <데드라인>은 "이번 이정재 캐스팅 소식은 루카스 필름과 헤드랜드의 승리"라며 "모든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영상 플랫폼이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이정재와 작업을 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할리우드 내에서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데드라인>은 또 "<오징어 게임>은 이정재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이정재가 주요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휩쓸게 만들었다"라며 "이제 이정재가 에미상 주연상 수상이라는 새 역사를 쓸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정재가 주연을 맡게되는 새 '스타워즈' 시리즈 <에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약 100년 전을 무대로한 액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지난 5월부터 제작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020년 12월 해당 프로젝트 제작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제작자인 루카스 필름 측은 이정재가 어떤 캐릭터를 맡을 지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 중이다. 이날 <데드라인> 보도 직후 주요 외신들도 이정재의 캐스팅 소식을 앞다퉈 전하고 있다.
이 같은 이정재의 새 <스타워즈> 시리즈 캐스팅은 마동석의 <이터널스>나 박서준의 마블 시리즈 합류 소식과 비교해도 훨씬 더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이 연출한 1편 개봉 이래 전 세계 SF 영화의 판도를 바꿔 버린 이후 40년이 다 되도록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는 시리즈다.
아울러 미국의 건국 신화를 스페이스 오페라로 만든 가장 미국적인 시리즈이자 미국인들아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라 할 수 있다. 그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에 한국 배우가, 그것도 이정재가 주연을 맡게됐다. 전 세계를 호령하는 K-컬처, K-콘텐츠 신드롬의 절정을 찍는 소식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오징어 게임>의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과 이정재의 행보를 동시에 주목하게 만드는 일대 사건인 셈이다.
K-콘텐츠 신드롬 선도하는 이정재와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역대 가장 많은 시청 가구 수를 기록한 콘텐츠라고
발표한 바 있다. 첫 28일 동안 1억 4200만 가구가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는데 이는 역대 최초 1억 가구 시청 돌파 기록이다. 또한 <오징어 게임>은 첫 28일 동안 약 16억 5000만 시간의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1위 기록이며 2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와도 3억 시간 정도의 격차를 보인다."
최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 > 중 <오징어 게임>과 관련된 내용이다. <오징어 게임>의 이러한 역대 최초, 최고 기록이야말로 할리우드와 북미 시장이 이정재를 주목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 할 만하다.
이어 진흥원은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OTT 영상콘텐츠 관련 거의 모든 기록을 새로 썼다"라며 "시청 가구나 시간 등의 흥행 지표뿐 아니라 시대 담론이나 놀이 문화 등 사회적 측면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강력한 파급력을 보였다. 뒤이어 공개된 여러 한국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하며 글로벌OTT 업체들의 한류콘텐츠 투자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는 K-콘텐츠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일례로, 최근 <헤어질 결심>이 내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된 박찬욱 감독의 HBO '미드' <동조자>는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차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미키7>의 면면도 화려하다. 브래트 피드의 제작사 플랜B가 공동 제작을, 워너브러더스가 배급을 맡는다. <더 배트맨>의 로버트 패턴슨을 필두로 틸다 스윈튼, 마크 퍼팔로, 토니 콜렛, 나오미 애키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이정재의 행보도 눈부시다. 최근 400만을 돌파한 연출작 <헌트>는 오는 10월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이어 스페인 시체스 국제영화제 등 유명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주목된다. 특히 토론토 국제영화제는 <기생충>이 밟았던 오스카 레이스의 신호탄과도 같은 영화제다. <헌트>는 미국 배급사 매그놀리아 픽처스가 배급을 맡아 오는 12월 미 전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2020년 국내 전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스핀오프 격인 글로벌 OTT 시리즈 <레이>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달 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제작사 하이브 미디어코프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속 킬러 '레이'의 이야기를 글로벌 OTT 시리즈물로 공동제작한다고 밝혔다. 이정재가 타이틀롤을 맡은 해당 시리즈는 2023년 프리 프로덕션을 거친 후 본격 제작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할리우드가 작업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배우이자 감독 이정재의 눈부신 행보는 <스타워즈> 시리즈 출연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추석 연휴를 하루 앞뒀던 8일, 그의 영화 데뷔작인 <젊은 남자>가 28년 만에 디지털 복원 재개봉 소식을 알렸다. 드라마 <모래시계>로부터 30년이 넘게 '한국의 스타 배우'로 살아왔던 이정재가 열어 젖힐 <스타워즈> 시리즈 캐스팅 소식과 할리우드에서의 새로운 나날들에 대한 기대야말로 이정재의 팬들은 물론 국내 관객들 모두에게 즐거운 추석 선물이 되어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