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입장권 낙동강 더비, NC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경기티켓

▲ 창원NC파크 입장권 낙동강 더비, NC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경기티켓 ⓒ 강상오

 
2022년 8월 23일, 창원NC파크에서는 홈팀인 NC다이노스와 원정팀인 롯데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은 시즌 중 열리는 여느 경기와는 조금 다른 이벤트가 준비된 날이다. 바로 '조선의 4번타자'이자 롯데 자이언츠 영원한 빅보이 이대호 선수의 창원 은퇴투어 행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겸사겸사 나도 오랜만에 원정 응원을 다녀왔다.

올 시즌이 시작될 무렵,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롯데 자이언츠는 시범경기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시즌초반 '불방망이'를 중심으로 안정된 선발 라인업에 힘입어 상위권 성적을 계속 이어가기도 했다. 게다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이후 처음으로 야구장에서 '치맥'과 '육성응원'이 가능해져 더욱 프로야구 열기는 달아올랐다.

하지만 여름에 접어들면서 우리 팀의 성적은 점점 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역시나 봄에 큰 기대를 받으며 승승장구 했던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도 '봄데' 별명을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열심히 야구 중계방송을 보던 나도 어느새 조금씩 야구를 잘 안보게 됐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의 끝자락이 되고 보니 올해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언제나 사직야구장을 가면 볼 수 있을것 같던 이대호 선수의 은퇴도 얼마 남지 않았다.

1982년생으로 나와 동갑내기인 이대호 선수.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가 프로화된 첫 해가 바로 1982년이기도 하다. 고향이 부산인 나에게 이 우연은 뭔가의 끈끈함이 있다. 이대호 선수 역시 은퇴 이후에도 어떤 모습으로든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은퇴'라는 이 말이 어느새 마흔이 훌쩍 넘어버린 나에게도 뭔가의 애틋함으로 다가오는 건 그냥 기분탓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다.
 
이대호&손아섭 이대호 선수의 은퇴투어 행사에서 NC다이노스로 이적한 손아섭 선수가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 이대호&손아섭 이대호 선수의 은퇴투어 행사에서 NC다이노스로 이적한 손아섭 선수가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 강상오

 
오랜만에 창원NC파크에 갔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방문이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부산에도 제발 야구장 좀 새로 지어줬으면 좋겠다. 창원NC파크는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이다. 

주차장 입구에 자이언츠 홈 유니폼과 비슷한 옷을 입고 이대호 얼굴 사진 보드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수십명이 몰려 있었다. 오늘이 이대호 선수의 은퇴투어를 하는 날이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이대호 선수를 모델로 하는 대리운전 광고였다. 잠시 오해한 탓에 우리 일행들은 모두 깔깔 거리며 웃음이 터졌다.

예매해둔 티켓을 종이티켓으로 출력해 야구장에 입장했다. 경기까지는 앞으로 1시간가량이 남아있었는데 전광판에서는 이대호 선수의 사인회가 진행되는 현장을 비추고 있었다. 사전에 사인회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인원을 뽑아서 이날 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 나는 안타깝게도 사인회 신청에서 탈락했다.

외야 게이트로 입장했다. 창원NC파크를 빙 돌며 먹을거리들을 샀다. 그리고 원정팀 응원단이 모이는 121구역으로 향했다. 경기 시작 전 새로 산 야구장 테이블을 펴고 사온 음식들을 허겁지겁 먹었다. 다들 배가 고파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온 음식들을 모두 먹어버렸다.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에서 비소식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요즘같이 비가 잠깐씩 내리는 정도라면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미리 챙겨간 비옷과 우산으로 내리는 비마저 즐기며 원정응원을 준비했다.

빅보이의 첫걸음과 함께한 마산야구장
 

경기 시작 전 기다리던 이대호 선수의 은퇴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창원NC파크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로 이대호 선수가 빨간색 동백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원정에서 남색 유니폼을 입는다. 빨간 동백 유니폼은 사직에서 입는 홈 유니폼인데 아무래도 이날은 특별한 날이라 홈 유니폼을 입게 된 것 같다.

마산야구장은 원래 롯데 자이언츠의 쎄컨 홈구장이었다. NC다이노스가 창립되기 전 1년에 몇 경기 하지는 않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이곳 마산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이날 이대호 선수의 은퇴식에서는 마산 야구장의 홈플레이트가 '빅보이의 첫걸음'이라는 이름으로 이대호 선수에게 증정이 되었다.

짧은 기념영상이 상영되는데 뭔가 울컥해져 눈물이 찔끔났다. 불혹이라고 하는 마흔을 넘고 나니 뭔가 더 눈물이 많아진 듯하다. 동갑내기 이대호 선수도 그럴지 궁금했다. 나라면 이렇게 큰 감동이 있는 은퇴투어 행사의 당사자라면 아마도 매번 울었을 것 같다.

이어 작년까지 이대호 선수와 함께 우리 팀에서 뛰던 손아섭 선수가 등장했다. 두 사람이 마주서서 반갑게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보니 멀리서도 '친함'이 묻어났다. 이제는 각자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그들의 끈끈한 우정이 느껴져 더욱 감동적인 이벤트였다. 아마 9월 8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될 이대호 선수의 은퇴투어 행사에서 등장할 강민호 선수가 그려졌다. 
 
원정응원 121구역앞에 준비된 자이언츠 응원단 앞쪽으로는 롯데자이언츠의 팬들이 비가와도 자리를 가득 매우고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 원정응원 121구역앞에 준비된 자이언츠 응원단 앞쪽으로는 롯데자이언츠의 팬들이 비가와도 자리를 가득 매우고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 강상오

 
은퇴투어 행사가 끝나고 이대호 선수는 이날 시구 행사에서 시타자로도 등장했다. 오늘은 이대호의 날이다. 그리고 이날 롯데 자이언츠는 9:3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안타도 홈런도 많이 나온 경기였다. 그 덕분에 이대호 선수는 이날 타석에 6차례 등장했다. 그 덕에 이대호 선수의 응원가를 정말 실컷 목놓아 부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갈 만큼 기분좋은 하루였다. 한동안 야구 중계방송도 보지 않으면서 묻어둔 열정이 또 살아났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우리 팀 팬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직관' 번개모임을 쳤고 26일 홈경기에 또 출격하기로 했다.

올해가 시작되면서 나는 '전국투어'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시즌 초반의 열기가 식으면서 전국투어 목표는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런데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조금 더 경기장에서 이대호 선수의 활약을 보고 싶다. 은퇴하는 선수가 타율 1, 2위를 다툴 만큼 성적이 좋다. 우승은 못하더라도 타격왕이라도 하고 은퇴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말은 나의 거짓말이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대호야! 은퇴하지마!' 다. 내년에도 이대호 선수가 유니폼을 입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진짜, 은퇴 안 하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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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https://brunch.co.kr/@daddytt/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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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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