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상대 프리시즌 경기 후 팬들에 인사하는 손흥민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이 7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의 프리 시즌 친선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67분간 활약했으나, 팀은 0-1로 패배했다.
하이파 AFP=연합뉴스
위대한 선수의 반열에 오른 손흥민에게 남은 아쉬움은, 클럽팀에서 우승트로피가 없다는 것과, 대표팀에서의 성적 정도다. 이는 손흥민과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자주 비교대상이 되는 선배 세대인 차범근-박지성에 비하여 유일하게 열세인 부분이기도 하다.
차범근은 수십년째 누구도 넘어서지 못한 남자대표팀 A매치 최다출장-최다득점 기록 보유자이고, 박지성은 한일월드컵 4강-최초의 원정 16강(2010 남아공 대회)의 핵심 주역이었다. 프로에서의 우승 실적도 차범근은 UEFA컵(유로파리그) 우승 2회를 기록했고, 박지성은 맨유와 PSV 아인트호벤 등에서 정규리그와 UCL(유럽챔피언스리그)까지 수많은 트로피를 쓸어담으며 우승청부사로 활약했다. 이에 비하면 손흥민도 개인 활약은 우수했지만 트로피와는 번번이 거리가 멀었고, 대표팀에서는 월드컵 본선에서 두 번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2010년대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신흥강호로 자리매김했지만 유난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공식 대회 우승은 이영표가 뛰던 시절인 2007-2008 시즌 칼링컵(리그컵)이 마지막으로 무려 14년 전이다. 리그 우승은 1950-1951시즌과 1960-1961시즌, 단 두 차례뿐이고 마지막 우승으로부터는 무려 60년이 훌쩍 넘었다.
손흥민이 입단한 2015년 이후로는 2016-2017시즌 EPL(2위), 2018-2019시즌 UCL, 2020-2021시즌 리그컵 등 각종 대회에서 준우승만 3번이나 기록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주제 무리뉴 같은 명장들도 토트넘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2%가 부족했다.
다만 여기에는 토트넘의 소극적인 투자도 한 몫을 담당했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은 2001년부터 구단 운영을 맡아 토트넘이 유럽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빅클럽으로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한편으로 정상급 선수 영입을 위한 투자에는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며 팬들 사이에서 구두쇠(stingy)라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토트넘은 손흥민-해리 케인-위고 요리스 등 EPL에서도 정상급으로 꼽히는 주전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을 뒷받침해줄 선수층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도중에 부임하여 팀을 챔피언스리그진출권인 4위까지 끌어올린 콘테 감독도 구단의 지원에 불만을 드러내며 선수영입에 투자하지 않으면 팀을 떠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구단을 압박하기도 했다.
올여름에는 레비 회장이 다소 달라졌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이반 페리시치, 프레이저 포스터, 이브 비수마, 히샬리송, 클레망 랑글레, 제드 스펜스까지 무려 6명의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공격-수비-중원에 걸쳐 각 포지션을 고르게 보강했고 모두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토트넘은 2년 전 무리뉴 감독 시절에도 대대적인 선수보강을 단행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전성기기 지난 가레스 베일의 임대 등 영양가에 의문부호가 붙었다면, 이번에는 취약포지션과 콘테 감독의 전술에 어울리는 맞춤형 영입들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올시즌에도 건재한 '손케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