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 2위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에서 깜짝 스타로 등극한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베이징에서도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차민규는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의 네 번째 메달로,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남자 1500m 김민석(23·성남시청)의 동메달에 이어 두 번째다.
직전 대회였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차민규는 단 0.01초 차이로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운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 34초42)에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기대치가 그리 크지 않았던 만큼 은메달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이후 차민규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2021-2022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시상대에 한 번도 서지 못했고, 이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했다. 그의 시즌 최고 성적은 7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의 차민규는 자신을 향한 걱정을 말끔히 불식시키는 모습이었다.
마렉 카니아(폴란드)와 10조에 배정된 차민규는 경기 초반 100m 구간을 9초64로 지났고, 이는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속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질주한 차민규는 34초3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평창 때보다 자신의 기록을 0.04초 앞당기는 등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차민규는 경기를 마치고 나서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고, 15조까지 그 누구도 그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은메달이 확정됐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차민규는 마지막 15조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자 태극기를 들고 환호했다. 같은 경기에 출전한 김준호(27·강원도청)는 11주에 배정돼 호바르 로렌첸과 맞붙었고 100m 구간을 9초53으로 통과했지만, 34초54로 경기를 끝내면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한편 금메달은 중국 홈 팬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서 2018년 로렌첸의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운 가오팅위(중국, 34초32)에게 돌아갔다.
여전히 많이 남은 경기...대표팀 출격 준비
현재 이번 올림픽의 전체 일정 중 절반 정도가 마무리된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아직 7개 종목의 메달 주인공이 가려지지 않았다. 출격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민국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13일 밤에는 남자 팀 추월 준준결승이 열린다. 이미 메달 1개를 수확한 김민석을 포함해 이승훈(34·IHQ),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준준결승에서 4위 이내의 기록을 나타낸다면 15일 펼쳐지는 준결승에 나설 수 있다. 같은 날 김민선(23·고려대)이 출전하는 여자 500m도 진행된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여자 1000m, 18일에는 남자 1000m가 열리고 스피드스케이팅 마지막날 일정인 19일에 남녀 매스스타트까지 펼쳐진다. 특히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는 이승훈이 2018년 평창에 이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예정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