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올레타> 장면
알토미디어(주)
한나는 비올레타에게 보고 싶었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사진 모델이 되어달라고 말한다. 비올레타에게 그런 엄마의 사랑은 한없이 달콤한,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부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집에 찾아오지 않던 엄마가 갑자기 매일 찾아와 딸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데 그 사랑이 얼마나 진실된 것일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것이다. 단 한 명, 비올레타만 빼고 말이다.
엄마가 주는 사랑과 비올레타가 원하는 사랑 사이의 괴리
사실 영화 속 엄마 한나가 요구하는 모델의 수준이 예쁜 옷을 입고 사진 촬영 몇 번 하는 정도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엄마 한나는 계속적으로 사진의 수위를 높여간다. 아직 중학생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비올레타는 엄마의 요구에 맞추어 어른 옷을 입고 화장도 짙게 한다. 그때부터 비올레타는 학교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거기에 심한 노출 사진까지 찍게 되면서 비올레타는 하기 싫은 일과 엄마의 사랑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엄마 한나의 논리는 간단하다.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모델은 딸 비올레타고, 그와 함께 작업했을 때 예술계에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인정받고 돈을 벌어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그것이 딸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건 비올레타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다. 어린 소녀에 불과한 비올레타는 엄마가 찍는 사진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어린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고 그것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그 사랑에 숨겨진 폭력은 결코 외면할 수 없다.
그리고 아이가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엄마와 함께 하는 건, 공포가 된다. 하지만 아이는 도망갈 곳이 없다. 최악의 경우, 죽음만이 그 탈출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