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레지던트 1년차인 마틴(올랜도 블룸)은 좋은 의사가 되는 게 꿈이다. 이에 한 걸음 더 바짝 다가서기 위해 그는 매일 자신의 역량을 아낌 없이 쏟아붓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도 마침내 의사로서의 재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 온다. 신장에 이상이 생겨 마틴의 병원에 입원하게 된 다이앤(라일리 코프)이 그의 첫 환자로 배정된 것이다.
 
누구보다 좋은 의사가 되고 싶었던 그였고, 게다가 다이앤이 자신이 담당하는 첫 환자였던 까닭에 그는 열과 성을 다해 그녀의 병 치료에 나선다. 다행히 정성스러운 그의 손길 덕분에 다이앤의 병환은 눈에 띄게 호전되어 갔다. 얼마 뒤 퇴원하게 된 그녀. 그런데 누구보다 기뻐해야 할 마틴은 어쩐지 그녀의 완치가 아쉬운 눈치이다.  
  
 영화 <굿닥터>
영화 <굿닥터>(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영화 <굿닥터>는 나쁜 의사에 관한 이야기다. 좋은 의사로 성장하기를 바랐던 한 1년차 수련의가 자신의 바람과는 반대로 나쁜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다이앤의 부모는 마틴의 치료 덕분에 딸이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며 그를 집으로 초대한다. 마틴은 이에 흔쾌히 응한다. 그렇게 성사된 마틴을 위한 다이앤의 초대. 하지만 그가 그녀의 집을 방문했을 당시 정작 다이앤은 그곳에 없었다. 연인을 만나러 나간 것이다. 그녀를 향한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웠던 마틴. 결국 해서는 안 되는 생각에 이르고 만다. 재차 그녀의 집을 방문하게 된 그는 일전에 계획했던 일을 실행에 옮긴다. 이로 인해 다이앤은 다시 입원하게 된다.  
  
 영화 <굿닥터>
영화 <굿닥터>(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존경받는 의사가 되고 싶다며 부푼 희망을 안고 자신의 일터로 향했던 마틴은 시간이 갈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갔다. 내면의 고통이 의식을 지배하는 상황이었다. 레지던트, 그것도 고작 1년차 햇병아리에 불과했던 까닭에 그 역시 병원 생활이 녹록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으나 갖은 어려움이 현실로 다가오자 이를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간호사 테레사(타라지P. 헨슨)와 간호조무사 지미(마이클 페나)의 텃세가 힘들게 다가왔다. 의사인 자신을 향해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할 땐 인내심이 임계치에 도달하기 일쑤였다. 지쳐갔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임무를 더욱 잘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해졌고, 다이앤을 향한 사적인 감정이 점차 집착으로 변해가면서 마틴의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계획에도 커다란 균열이 발생한다. 그는 과연 어디로 향해 가는 것일까. 
  
 영화 <굿닥터>
영화 <굿닥터>(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영화 <굿닥터>
영화 <굿닥터>(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의사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전문 직업인이다. 때문에 그 어떤 직업보다 직업윤리와 사명감이 절실히 요구된다. 의사가 될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의무화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에서 등장인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듯이 의사가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선망의 직업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연유도 다름 아닌 그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
 
이렇듯 영향력이 크고 막중한 책무를 지닌 직업인이 어떤 이유에서건 일탈 행위를 벌일 때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 이는 그동안 의사 개인의 일탈로 인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무수한 의료 사건 사례들을 통해 입증된다. 다른 여느 직업과 달리 한 사람의 일탈이 불특정 다수의 건강에 위해를 가하거나 더 나아가 무고한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혹여 주변에 마틴을 닮은 의사가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이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영화 <굿닥터>는 의사라는 전문 직업인의 직업윤리와 사명감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비록 픽션이지만 섬뜩한 극중 이야기는 직업윤리를 경시해 온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굿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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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신뢰하지 마라, 죽은 과거는 묻어버려라,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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