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가칭)영화진흥위원회 블랙리스트 피해회복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안 공청회에 참석한 김영진 위원장
영진위
사무국장의 과거 공금 유용 문제로 인해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고, 영화단체들의 사퇴요구로 이어졌지만 영진위는 소통보다는 불통을 택하면서 영화계 내부에 균열을 일으켰다. 블랙리스트 징계자들을 사실상 복권해주고 직급승진까지 시켜준 것은,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한 해결이 아닌 역행하는 처사였다. (관련 기사 :
제작가협회, '공금횡령 논란' 영진위 사무국장 경질 요구 http://omn.kr/1sa1n)
영진위원장 역시 과거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인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영진위는 답변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또 영진위 관계자들이 공공연히 거짓말을 하다 들통나는 경우가 생기는 등 영진위 자체가 올해 한국영화에 적지않은 부담이 됐다.
이런 문제들이 얽히면서 예산 확보와 영화발전기금 문제는 어떠한 진척도 이뤄내지 못했다. 사무국장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던 조시돈 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대충 넘기려는 최재원 부위원장에게 '잘못 내린 결정이 불러올 책임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 돼 되돌아올 것이다'라고 전했다"면서, "영화인들이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영화관 운영 시간이 밤 10시까지 제한된 것에 대해서도 영진위의 안일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1일 영화인들은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영진위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야 할 사안인데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 "안타깝고 영화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OTT 성장에 밀리는 극장
영화산업은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회복됐으나, 평균 2억 안팎이었던 관람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27% 수준이라는 점에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변화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성장시켰고 상대적으로 극장은 경쟁에서 밀려났다.
올해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모두 16편에 불과한 것은 영화산업의 침체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지난해 15편이었던 것과 비슷한 수치다. 100만을 넘긴 한국영화는 <모가디슈> <씽크홀> <인질> 등 3편에 불과한 것에서 볼 수 있듯 한국영화의 고전은 심각했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영화 점유율은 외국영화에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영화에 압도당했다. 외국 영화점유율이 70%를 차지하고 한국영화 점유율이 30%에 그치며 지난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