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열전에 실린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는 구전은 물론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널리 알려진 설화다.
고구려 평원왕의 딸 평강공주는 어릴 적부터 울보였다. 고집스럽게 울음을 그치지 않는 딸에게 왕은 '바보'로 소문난 온달에게 시집을 보내겠다며 어르고 달랬다. 성장한 공주는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입버릇처럼 놀렸던 바보 온달과 결혼할 것을 고집한다. 왕은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은 평강공주를 궁궐 밖으로 내쳤고, 평강공주는 홀로 온달을 찾아간다.
이렇듯 설화 속 평강공주는 스스로 미천하고 가난한, 심지어 바보라고 소문이 난 온달을 자신의 남편감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선택에 머물지 않고, 그는 바보같던 남편의 능력을 알아보고 대장군 온달이 되도록 가르친다. 이렇듯 자신의 배우자를 스스로 선택하고 입신양명을 위해 힘쓰는 여성의 모습은 동서를 막론하고 드문 '주체적' 여성의 캐릭터이다.
지난 9월 22일 첫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미술관 버전이 아닐까 싶다.
청송 미술관을 떠맡게 된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