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두산전에서 시즌 26호 아치를 그린 최정은 여전히 홈런 부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SSG 랜더스
'홈런공장' SSG의 승리 방정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달 10일 LG 트윈스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7일 kt전까지 SSG의 후반기 성적은 2승 2무 9패로, 10개 구단 중에서 흐름이 가장 좋지 않았다. 문승원과 박종훈의 이탈과 더불어 기존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 더해지면서 사정이 더 어려워졌던 게 사실이다.
희망을 보기 시작한 것은 8월 28일~29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2연전이었다. 당시 SSG는 이틀간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면서 타자들이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부상으로 조금 늦게 팀 전력에 가세한 최주환이 홈런포를 가동한 것 또한 반가웠다. 9위에 위치한 KIA의 마운드 전력이 그렇게 강하진 않아도 대부분의 타자들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9월 초에도 그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일에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에서 1차전을 내준 이후 2차전에서 홈런포 세 방을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특히 8회말에 터진 최정의 만루포로 상대 마무리 이용찬을 공략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함께 순위권 경쟁을 치르고 있는 두산과의 2연전에서도 SSG의 홈런공장은 쉬지 않았다. 2일 경기서 최정과 최주환이 상대 선발 최원준에게 각각 투런포 한방씩 터뜨리는 등 4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최주환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종기에게도 홈런포를 작렬하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3일 경기 역시 승부를 판가름한 것은 홈런이었다.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7회말, 1사 2루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이 상대 선발 로켓의 초구를 받아쳐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최정의 시즌 26호 홈런은 결승타가 됐고, 두산과의 2연전을 쓸어담았다. 결과적으로 이번주 NC, 두산과의 시리즈를 통해 3승 1패를 기록한 SSG는 단독 4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선발 부담 덜어주는 타자들, 선순환 이뤄질까
타자들이 하나둘씩 정상 궤도에 진입했고, 이제는 타선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눈여겨볼 만한 점은 타자들의 활약 속에서도 부진했던 선발 투수들이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는 것이다.
선배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좌완 투수 오원석은 지난 달 29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7월 이후 첫 승을 신고했다.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이태양은 후반기 네 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제 몫을 다해주었다.
잠시 주춤했던 외국인 투수들도 힘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후반기 세 차례의 등판에서 아쉬운 모습을 남겼던 윌머 폰트는 지난 달 28일 KIA전에 이어 3일 두산을 상대로도 승리를 챙겼다. 3일 두산전에서는 올 시즌 두 번째 8이닝 역투를 펼치기도 했다.
서진용, 김택형, 김태훈 등 필승조 역시 타선의 대량 득점 지원으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낸 점도 고무적이었다. 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결국 타자들이 받쳐줘야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정규시즌을 치르다 보면 투-타 밸런스에 엇박자가 생기는 경우가 분명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를 더 현명하게 대처하는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마련이다. 타선의 대폭발로 숨통이 트인 SSG가 9월 대반격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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