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김낙원'가수 김낙원은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젝트 그룹 '소낙빌'의 멤버이기도 하다.
김낙원
"지구살이의 혹독함을 견디게 하는 건 결국 사랑뿐이에요."
올해로 데뷔 5년 차인 소낙빌의 김낙원은 2020년 첫 정규앨범 <무늬>를 공개할 때 이같이 전했다. 그는 "처한 환경이 가혹할 때 울고 싶지만, 또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삶의 돌파구가 없는 청년들이 여러 가지 선택지를 포기하는 'N포 세대'의 흐름 속에서, 김낙원은 사랑을 통해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는다.
다만 그가 노래하는 '사랑'은 마냥 아름답지 않다. 2017년 발표한 'Beauty'의 가사처럼, 바닥같이 낮은 자존감에도 불구하고 감히 사랑을 욕심내는 청춘도 그려낸다. 이에 그는 "조건 없는 사랑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불안정한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에 김낙원은 청년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하다.
코로나19라는 잇단 악재로 여유마저 느낄 수 없는 요즘, 청년들은 무엇을 통해 고통을 극복할 수 있을까? 지난 7월 22일(목) 프로젝트 그룹 '소낙빌'의 김낙원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음악은 김낙원에게 '잘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성인이 되고 난 후 이대로라면 누구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거라는 절박함은 더 커졌다. 생계를 잇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는 그의 간절함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된 도전의 일환으로 음악 스트리밍 앱에 자작곡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눈여겨본 프로듀서 권소장이 김낙원에게 그룹 결성을 제안하면서 소낙빌이 탄생하게 됐다.
'권소장과 김낙원이 빌라에서 만든 음악'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처럼 소낙빌은 꾸밈없고 소탈한 음악을 추구한다. 그만큼 홈 레코딩 작업 과정도 간단하다. 수다를 떨다 즉흥적으로 완성된 멜로디 위에 김낙원이 쓴 가사를 얹어 마무리한다. 그렇게 '빈칸', '아름다워', 'Beauty'같은 곡들이 만들어졌다.
청년 세대의 고민을 함께하는 김낙원도 현재진행형인 걱정이 있다. 그가 느끼는 불안감은 무대와 연결된다. 익숙지 않지만 올라가고 싶었던 무대는 어느새 근심에 빠지게 된 공간이 됐다. 코로나19의 여파와 함께 인디가수인 자신이 올라갈 무대가 얼마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이에 그는 "무대는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기회를 잡으면 관객에게 진짜 내 것을 보여줘야 한다. 부담감이 엄습한다"며 "음악을 하면 할수록 내 부족한 모습을 발견한다"고 밝혔다
"아티스트 소낙빌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아 무대 위에서 자신감을 잃는 것 같다. 언젠가 여러 가수가 모여 공연하는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갔다. 그런데 관객이 다른 가수를 보러 왔을 거라는 생각에 의욕을 상실했다. 그 사이에서 소낙빌을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됐다. 그런데 공연 이후에 다른 가수의 팬이 '(소낙빌) 노래가 좋다'며 사인을 받아 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 작지만 귀한 경험이었다.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부족한 내면을 쌓자고 다짐한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