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레센도>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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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성경 속 인물들로 유명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서로를 증오하며 전쟁의 역사를 만들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세계 주요 분쟁 지역 중 하나로 인류의 화합과 공존을 위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갈등 국가인 두 곳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국가 이익에 따라 혹은 힘의 논리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갈등의 골만 깊어진 게 현실의 역사라면 누군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고 화합을 꿈꾸기도 한다. 영화 <크레센도>가 그 맥락에 있다.
'점점 크게'라는 음악 용어가 제목이기에 쉽게 음악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음악만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니다. 세계적 거장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동 연합 오케스트라를 꾸려달라는 요청이 온 뒤, 단원을 모집해 이들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공연을 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온갖 테러가 자행됐던 이 국가들이 실제로 화합하고 화해의 가능성을 보인 사례는 전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영화는 실제 마에스트로로 인정받은 명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서동시집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서동시집이란 독일 시인 괴테가 페르시아 시인 하피즈의 시를 읽고 감명을 받아 집필한 시집 제목으로 동과 서의 화합을 열망하는 마음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옛 문호의 바람과, 그 정신을 잇고자 했던 다니엘 바렌보임의 의지가 영화 곳곳에 담겨 있다. 영화는 단원 중에 가장 어린 팔레스타인 바이올리스트와 이스라엘 호른 주자의 시점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 정서가 다른 단원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결국 공통의 목표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는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영화 <크레센도>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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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면면에서 예상할 수 있듯 단원이 사사건건 서로를 증오하고 미워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이 오케스트라는 위기를 맞는다. 보통의 음악 영화였다면 그런 갈등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걸로 이야기가 끝나겠지만, 역사적 아픔과 현실의 무게가 있기에 <크레센도>가 택한 결말은 다소 다른 방향이었다.
연출을 맡은 드로드 자하비 감독은 실제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출신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 갈등을 다룬 <포 마이 파더> 등으로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 그의 작품 자체가 자신의 역사적 배경을 십분 활용하는 식인데 이 영화 또한 감독의 관심사, 특히 갈등의 종식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 출연한 오케스트라 단원들 또한 실제 음악가이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배우로 구성됐다고 한다. 또한 촬영 중일 때 한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이 극에 치달아 배우들과 스태프가 굉장한 압박 속에서 촬영했다는 후문이다.
한줄평: 음악으로 쏘아올린 화해의 빛,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평점: ★★★☆(3.5/5)
영화 <크레센도> 관련 정보 |
원제: CRESCENDO
감독: 드로 자하비
주연: 페테르 시모니슈에크, 사브리나 아마리, 메프디 메스카르, 다니엘 돈스코이
러닝타임: 102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수입 및 배급: ㈜티캐스트
개봉 : 2021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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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반세기 동안 전쟁... 분쟁의 땅에서 음악이 증명한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