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감독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1일 허문회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래리 서튼 2군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허문회 감독, 임기 절반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 불과 개막 30경기만에 프로야구 10개구단 사령탑 중 가장 먼저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다. LG와 키움에서 타격코치로 명성을 쌓았고 2020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3년 계약으로 첫 감독 도전에 나섰던 허 감독은 결국 임기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롯데 구단은 '성적보다도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차이가 컸던 것'이 경질 사유임을 드러내며 그간 계속해서 불거졌던 갈등설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허문회 감독의 퇴진은 본인이 자초한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허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던 데다 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대로라면 허 감독이 임기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허 감독은 검증된 주전과 베테랑 위주의 라인업을 선호하고, 유망주들에게는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는 선수단 운영 방식을 고수했다. 지난 시즌의 민병헌, 올 시즌 손아섭이 부진에 시달려도 라인업에서 끝까지 제외하지 않았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심리적-체력적 부담으로, 젊은 선수들은 기회의 불공정으로 인한 의욕저하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성적이 잘 나온 것도 아니었다. 허 감독의 부임 첫해인 2020시즌 롯데는 개막 5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하는 듯 했지만 최종 성적은 7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71승1무 72패로 승률은 5할에 거의 근접했지만 지난 시즌은 '2약' 한화와 SK의 예상밖 동반부진으로 중위권에 역대급 승률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올 시즌에는 개막 30경기에서 12승 18패의 부진에 빠지며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허 감독은 롯데 사령탑 재임 기간동안 83승 1무 90패로 승률 .480의 성적을 남겼다.
롯데 새로운 사령탑 서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