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FC와 울산 현대 게임(4월 25일)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의 코너킥 세트 피스 순간
심재철
선수들이 좀 치쳤나보다. 아니면 최근 논란이 더 커진 심판 판정 때문에 무언의 파업을 펼친 듯하다. 매 라운드 여섯 게임을 치르고 있는 K리그1에서 합친 골 숫자가 한 자릿수는 이례적이다. 지난 11라운드 10골 기록도 보기 드문 현상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기어코 한 자릿수 '6골'만 찍혔다. 2014년 10월 4일과 5일 열린 6게임에서 단 4골이 찍힌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소 득점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리그 일정을 축소하여 운영한 2020 시즌 K리그1 총 27라운드 기록을 살펴도 한 라운드 6게임 합산 골 수가 한 자릿수로 나온 경우는 없었다. 지난 시즌 7월~8월 사이 세 번의 라운드(12, 15, 17R)만 '10골'이 나왔고, 이번 시즌 11라운드(4월 20일, 21일)에도 10골이 나온 것이 가장 적은 득점 기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6골'로 끝난 이번 라운드는 허전한 느낌이 크다. 지난 해 7월 4일과 5일 이틀 사이에 열린 6게임에서 무려 28골(게임 당 4.66골)이나 터지며 TV 앞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던 추억을 떠올리면 이번은 영락없이 '새 발의 피'다.
대구 FC '에드가', 3게임 연속 1-0 결승골
이번 12라운드 여섯 게임 6골의 기근 속에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은 팀이 대구 FC다. 지난 수요일(4월 21일) 밤 9시 30분쯤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11라운드를 끝내고 겨우 이틀 쉰 다음, 토요일(4월 24일) 오후 4시 30분 광주 전용구장 어웨이 게임을 뛴 대구 FC는 3게임 연속 승리의 휘파람을 불며 피곤함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돌아온 골잡이 에드가의 짜릿한 결승골이 대구 FC 팬들을 기쁘게 만들어주었다. 74분에 광주 FC 수비수 이민기의 오른발에 잘못 맞은 공이 에드가 앞으로 굴러와 운 좋게 밀어넣기를 성공시킨 것이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일정을 6월 이후 몰아서 진행하는 것, FA(축구협회)컵 3라운드(4월 14일) 일정까지 맞물려 K리그 1 일정은 최근 숨가쁘게 돌아가야 했다. 여기서 가장 뜻 깊은 실속을 차린 팀이 바로 대구 FC다. FA컵 이후에 열린 세 번의 라운드에서 3게임 전승을 거둔 팀은 대구 FC뿐이다. 모두 1-0 승리, 결승골 주인공도 모두 '에드가'였다.
대구 FC 뒤를 이어 최근 3게임을 치르며 승점 7점을 챙긴 두 팀(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이 이번 라운드 첫 게임에서 묘하게도 득점 없이 비겼다.
수원 블루윙즈도 최근 세 게임 2승 1패를 거둬 승점 6점을 챙겼는데, 이번 라운드 성남 FC와의 어웨이 게임 82분에 물 오른 왼발 이기제가 직접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렸다. 4월 21일(수)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패한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낸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