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이제는 국내 선발진을 이끌 재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송명기가 3월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송명기는 2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투구 내용, 구속 모두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NC는 주전을 기용하기보단 백업 야수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 송명기의 투구를 주목했다.
 
 2일 LG전에서 역투를 펼친 송명기
2일 LG전에서 역투를 펼친 송명기NC 다이노스
 
연습경기부터 팀의 기대에 부응한 송명기

송명기는 1회 초 1번 타자 홍창기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주형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이후 이형종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으나 양석환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특히 홍창기와의 맞대결이 압권이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홍창기는 1번 타순으로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출루율(0.415)을 기록할 만큼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송명기의 변화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2회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선두 타자로 들어선 김호은을 2루 땅볼로 잡았고, 정주현을 상대로 삼진을 솎아냈다. 장준원의 볼넷과 김재성의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2사 1, 2루서 한석현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사사구 두 개와 2회 득점권 위기가 아쉽긴 했지만, 첫 실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또한 36개의 공을 던지면서 스트라이크(24개)와 볼(12개)의 비율이 2:1로 제구력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오면서 결과, 내용 모두 만족스러웠다.

경기에서는 9회 초 신민재의 1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LG가 9-8로 승리를 거뒀지만, 패배한 NC 입장에서도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송명기의 호투가 갖는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송명기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송명기NC 다이노스
 
구창모의 부재 가능성, 송명기의 어깨가 무거운 시즌

역시나 가장 큰 이유는 구창모의 개막 엔트리 승선 여부다. 골밀도에 신경을 쓰면서 뒤늦게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고, 연습경기는 물론이고 시범경기까지도 구창모의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루친스키와 파슨스에 이어 4월 첫째주 주중 3연전에서 구창모가 선발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욱 감독이 무리시키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거나 준비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누군가는 공백을 메워야 한다.

그 자리는 4선발로 낙점됐던 송명기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선발 투수들이 하루씩 앞당겨 등판하고,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투수가 한 명 더 로테이션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내 선발진에선 송명기가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올 시즌 역시 송명기의 선발진 진입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3선발과 4선발은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또한 선발 풀타임으로 맞이하는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송명기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다행히 송명기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라는 것을 모두가 확인했다. 3월 초부터 149km가 찍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활약이 반짝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면, 팀과 개인 모두 지난해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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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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