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 Shift - 트렌드 로드>

tvN < Shift - 트렌드 로드> ⓒ tvN

 
1년 만에 다시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교수와 밀레니얼 셀럽 대표 조승연씨가 만났다. 달라진 게 있다면 지난해와 달리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썼다는 점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과정에서 코로나로 인한 '격리'의 소회가 빠지지 않는다.

11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 Shift >는 1회에선 '재난의 불평등'을, 2회에선 '2030 부의 미래'를 다뤘다. 이어진 3회는 금요일로 시간대를 옮겨 '트렌드 로드' 2부작을 방영한다고 밝혔다. 18일 방송된 1부는 'Inside Corona'다. 방송은 코로나로 인해 우리 소비 트렌드 또한 변했는지를 좇는다. 

2017년 20만 원이던 운동화가 800만원이 됐다. 사서 신고 닳으면 버리던 소모품인 줄 알았던 운동화로 투자를 한다. 그 주인공은 한정판 플랫폼을 운영중인 오세건씨다. '리셀'은 정가보다 비싸게 팔리는 희소성 있는 한정판 제품을 뜻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운동화다. 운동화가 투자의 대상이 된다는 게 생소하지만 소더비 경매에서 사인된 운동화가 5억에 팔리고, 오리지널 제품이 수 천만 원에 거래되는 세상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의 마이클 미첼은 현재 스니커즈 러셀 관련 채널을 운영 중이다. 대학 때 중고 운동화 거래를 시작으로 그 해에만 11만5000달러(한화 약 1억 2천만 원)를 벌었다고 한다. 트래비스 스콧 등 래퍼들과의 협업한 제품들은 10배나 가격이 상승했다. 그 중 인기있는 제품은 한 켤레에 5000달러(한화 550만 원)를 호가한다. 
 
 tvN < Shift - 트렌드 로드>

tvN < Shift - 트렌드 로드> ⓒ tvN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사람들은 취미 생활로는 물론, 투자가 될 만한 '거리'에 관심을 더 기울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스니커즈 러셀 시장에 대한 투자도 거의 10배나 더 증가했다. 운동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돈이 될까 싶어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n차 신상이 그 대상이다. 여러번 거래가 되더라도 신상과 같은 제품이 돈이 되자, 이제 '짝퉁' 대신 구하기 어려운 진품을 사는 '투자'에 젊은이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운동화 뿐일까. <나는 샤넬백 대신 그림을 산다>의 저자 윤보형 변호사는 예술품 투자 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물론 처음부터 투자를 했던 건 아니다. 퇴근하고 조용히 자신의 머릿속을 '정화'시켜 주는 장소로 미술관을 택했다. 그곳에서 만난 그림에서 '자신'을 찾았다. 자신을 위로해주거나 대변해주는 그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녀는 그 그림을 적극적으로 감상하기 위해 소장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것이 돈이 되었다. 김난도 교수에 따르면 내가 소유하고 사용하는데 가격까지 오른다는 점에서 그림은 부동산과 같은 속성을 지닌 투자 상품이다. 

'아트 테크'라는 게 신조어로 등장했다. 취미도 되고, 돈도 되는 이색 재테크이다. 아트 컬렉팅의 분야는 광범위하다. 원화 그림만이 아니라 판화, 각종 아트 상품, 아트 토이 등이 그 대상이 된다. 소더비 경매에서 아트 담요도 대상이 되었다. 투자의 대상이 다양한 만큼 컬렉터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자본주의의 가치에 '민감'하다. 소비가 경제를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일찍이 몸소 체험하며 살아온 세대인 것이다. 소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는 소비하는 삶에 거부감이 없다. 희소성이 있거나 자산 가치가 있다 하면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에 거침이 없다고 김난도 교수는 설명을 더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자본주의적 삶'은 파이어 운동과도 일맥상통한다. 자신의 삶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서 자본주의의 굴레로부터 빨리 벗어나겠다는 '파이어 운동'은 모순을 알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젊은이들의 투자 심리와 맥을 같이 한다. 

자본주의로 부터 '독립'하자 

그래서 방송은 2019년 '파이어 운동'에 앞장섰던 잭 시티를 1년 만에 다시 찾는다.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30대가 되면 은퇴하겠다던 그의 목표는 이루어졌을까? 다시 만난 그는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은퇴가 약간 미뤄져 30대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겠다고 답한다. 

하지만 코로나가 그를 위축시키지는 않았다. 외려 코로나 이후 휴대폰 앱을 통한 식료품 배달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려 지난 1년간 4억 4천만 원가량을 벌었다고 했다. 25달러를 버는데 1시간가량이 걸린다는 그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배달해 주는 일로 분주하다. 

미국에선 이렇게 잭과 같이 일을 알선해주는 플랫폼 노동이 코로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돈을 벌면 되는 사람들이 이 플랫폼의 주된 '노동자'다. 이러한 '노동'의 형태는 21세기에 활성화되고 있는 '긱경제' 형태이다.  이러한 플랫폼 노동을 놓고 새로운 기회라는 측면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착취의 새 기술적 방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직업'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 우리 사회에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인디펜던트 워커 역시 새로운 트렌드이다. n잡러, 프리랜서, 잦은 이직은 이제 낯설지 않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풍경이다. 다양한 직업군의 인디펜던트 워커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선택이 바로 부모님의 삶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평생 직장을 여전히 소망하는 부모님들과 달리, 그들은 자라면서 부모님들의 IMF를 겪으며 평생 직장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어떤 조직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회란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그래서 젊은이들은 자신을 의탁하는 평생 직장 대신,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자신을 표현해내는 인디펜던트 워커로서의 삶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20008년 금융 위기가 프리랜서의 기점이 되었다. 기업이 망하고 거기서 나온 인력들, 그리고 그 즈음에 활발하게 대두된 스타트업이 요구하는 파트 타임 인력들이 프리랜서라는 직업군의 서막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프리랜서들의 증가를 코로나가 가속시켰다. 

김난도 교수는 우리 사회의 메가 트렌드의 변화를 직업군이 반영하고 있는 현실이라 짚는다. 지식과 사회 구조의 변화 과정에서 소속된 '직'이 의미를 상실하고 '업'이 중요시되는 세상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정규직의 기회를 얻지 못한 청년 실업의 징후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플랫폼 경제로의 변화도 결국 '공정한 환경'이 관건이다. 직장이 없는 걸 직업이 없는 걸로 치부되는 게 아쉽다는 인디펜던트 워커들은 자신들을 다양한 직업군 중 하나로 바라봐주기를 소망한다. 

코로나 이후의 트렌드 
 
 tvN < Shift - 트렌드 로드>

tvN < Shift - 트렌드 로드> ⓒ tvN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줌' 화상 회의를 일상화시켰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줌 피로증이 대두되고 있다. 2차원의 규격화된 화면을 통해 상대의 '감정 단서'를 헤아려야 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줌의 한계를 새로운 산업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바로 미국 뉴욕의 휴먼 터치 대표인 이진하 씨다. 스*이얼이라는 제품으로 알려진 그의 제품은 바로 증강 현실과 가상 현실을 결합한 것으로, 원격으로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화상 회의 서비스다. 즉 아바타로 서로가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촉감을 느끼며 악수도 하고, 입체적인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가 외려 '사람의 존재감'에 대한 절실함을 불러 일으키고 이에 트렌디한 산업에 호응한 케이스다. 인간의 온기와 존재를 느끼게 하는 이 기술은 코로나 이후 10배나 매출이 증가하며 '온택트'를 향한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이처럼 '온택트'한 산업만이 아니다. 코로나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에 대한 '반성'을 낳았다. 무분별한 인간의 탐욕과 환경 파괴가 현재의 상황을 낳았다는 '반성'이 소비 트렌드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코로나 이후 건강과 동물윤리, 생태계 보호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비건'은 독일을 중심으로 주류 문화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이른바 '비거노믹스'는 산업으로 경쟁력을 제고시켜 보다 더 대중적이고 값싼 제품으로 문턱을 낮추는 한편, 기후, 인구증가, 질병 등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도 그러한 '비거노믹스'에 빠르게 발맞추고 있는 중이다. <놀면 뭐하니?> 속 유재석의 '부캐릭터'인 지미유가 입은 시그니처 셔츠는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음은 물론,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 재료를 쓰는 비건 패션의 선두주자 양윤아 씨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런 양윤아씨의 작품은 연예인 등 셀럽을 중심으로 젊은 층에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내가 무엇을 쓰고 입는지가 곧 나를 말해준다'는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가 화답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 활동은 줄었지만, 코로나는 세상을 바쁘게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각자도생'의 삶이 대두되고 있는 한편, 코로나를 초래한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논의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예전으로 더는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발빠른 변화를 낳고 있는 중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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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그림책, 다시 길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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