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포스터
(주)안다미로
<로맨틱 코미디>는 제목 그대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다. 감독 엘리자베스 샌키는 본인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 매니아임을 밝힌다. 어린 시절부터 이 장르의 영화만 봤던 감독은 결혼 후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내 사랑을 더 힘들게 만들었던 건 아닐까'.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를 분석한 양적 연구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가 실제 사랑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그 괴리감에 대해 작품은 보고한다.
보고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이고 허황된 로맨스가 여성과 남성의 실제 연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 장르는 공식이 성립된 약 70여년의 세월동안 전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동화 같은 환상과 잘못된 편견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그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주장에 대한 근거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된다. 한 주장에 여러 영화를 예로 들었지만 글에서는 한 편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 주장은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다. 로맨틱 코미디 속 여성 캐릭터는 대다수가 남성에 비해 떨어지는 면을 보인다. 직업적인 측면이나 지적인 측면, 자신감 적인 측면이 그렇다. 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작 <귀여운 여인>을 예로 들면 리처드 기어가 맡은 에드워드는 사업가인 반면, 줄리아 로버츠가 맡은 비비안은 콜걸이다. 에드워드가 지적인 면모를 보이는 반면 비비안은 순진무구한 면모를 보인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녀는 동등 또는 여성이 우위에 선 관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여성은 부족하고 모자란 존재며, 남성은 이를 채워주고 여성을 지켜주는 존재로 표현된다. 이는 여성은 남성보다 똑똑해서도, 위에 서려 해서도 안 된다는 편견을 조장할 여지가 있다. 또 남성의 사랑을 받는 여성은 쿨하고 남성문화에 익숙한 여성이란 점도 사랑받는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고착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