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수호신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원중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김원중이 팀의 수호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시즌 여섯 번째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롯데는 스윕을 위해 안경 에이스 박세웅을, kt는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용병 데스파이네를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양 팀 선발투수의 명암은 1회부터 엇갈렸다,
kt는 1회초 김민혁이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날려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1회말 롯데 타자들은 3안타 2볼넷으로 3점을 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이러한 타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박세웅은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박세웅은 6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져 7K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투구였다. 이후 박세웅은 불펜투수들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갔다. 롯데의 불펜진은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는데, 이중 유독 눈에 띄는 선수는 클로저 김원중이었다.
9회초 5-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선두타자 천성호를 안타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이내 자신감을 되찾고 후속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위력적인 직구와 변화구를 솎아내며 kt의 타자들을 완전히 침묵시켰다. 이로써 박세웅은 시즌 첫 번째 승리를 수확했고, 팀은 kt를 상대로 스윕에 성공하며 6위 자리를 지켜냈다. 김원중 또한 시즌 다섯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김원중은 롯데에게 아픈 손가락과 같은 존재였다. 호투와 난조를 반복하는 기복이 심한 피칭을 보여주며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뛰었던 2017-2018시즌에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두 자릿수 승리도 기록하지 못하며 항상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도 모두 선발 출장한 전반기에 4승 7패 5.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러한 김원중은 이번 시즌부터 롯데의 뒷문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해까지 롯데의 클로저로 활약했던 손승락이 은퇴를 결정하며 롯데 마무리에 공석이 생겼었다. 매 시즌 20세이브 이상씩 기록하고, 부진한 지난해에도 53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9세이브 2홀드를 기록하며 롯데 뒷문을 책임졌던 손승락의 빈자리는 롯데에게 컸다. 이로 인해 마무리 투수 고민에 빠진 롯데는 김원중을 기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원중은 지난해 후반기에 구원등판한 11경기에 1승 1패 1홀드 2.45의 평균자책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김원중의 마무리 기용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불안한 제구와 멘탈이 항상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불펜에서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김원중은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우려의 시선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있다. 현재까지 13경기에 등판해 2승 5세이브 8K 0.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다. 피안타도 6개밖에 되지 않으며 볼넷도 세 개인 것도 고무적이다. 또한 최근 9경기 등판에서는 자책점이 단 한 점도 없다. 매 등판마다 위력적인 투구를 하며 클로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멘탈도 좋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13일 두산전 1점차 상황에서 등판한 김원중은 오재일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지만, 이내 자신감을 되찾고 투구하며 세 타자를 모두 처리해 승리 투수가 됐다. 위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 있는 투구를 하며 지금까지 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김원중은 롯데 새 프로세스의 첫 작품이라 불릴 만큼 마무리 투수로서 중심을 잘 잡고 있다. 물론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선발과는 달리 마무리는 6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김원중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