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지난 2019년 11월에 개최된 제2회 프리미어 12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성과를 압축한 문구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19년 1월 28일 김경문 감독이 야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전임 선동열 감독이 2018년 11월 자진 사퇴했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란부터 예선 대만전에서 졸전 끝에 패배한 것까지 야구 팬들의 비난을 샀다. 최종 금메달을 획득했음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선 감독은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가야 했다. 무엇보다 정운찬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국회 청문회에서 대표팀 전임 감독 제도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선동열 감독의 사퇴를 부채질했다. 
 
 올림픽 2연패가 목표인 야구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
올림픽 2연패가 목표인 야구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WBSC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11월 대표팀을 이끌고 프리미어 12에 참가했다. 프리미어 12의 1차적인 목표는 올해 도쿄 올림픽 티켓 확보였다. 한국은 고척돔에서 개최된 예선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뒤 일본에서 개최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3경기 만에 올림픽 티켓 확보에 성공했다. 

하지만 프리미어 12 대회 2연패의 최종적인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결승 일본전에서 3-5로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문제는 결승전에 앞서 한국이 슈퍼라운드 대만전과 일본전에서도 패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아시아권의 대만과 일본에 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에서 준우승한 한국 야구 대표팀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에서 준우승한 한국 야구 대표팀WBSC
 
과거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최대 장점은 안정적인 마운드와 탄탄한 수비였다. 이를 앞세워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다 경기 종반 뒤집어 승리하는 것이 한국의 승리 공식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 12에서는 한국 특유의 장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재일교포이자 일본 야구의 레전드 장훈은 "이렇게 서툰 한국 팀은 처음"이라며 혹평했다. 

김경문 감독의 경기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병호(키움), 양의지(NC), 김재환(두산) 등 부진한 주축 타자들을 '무한 신뢰'했지만 이들은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황재균(kt)과 강백호(kt)는 다음날 치러진 결승 일본전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결승전에서 강백호는 대타로만 한 타석을 나섰고 황재균은 끝내 벤치만 달궜다. 
 
 프리미어 12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대표팀 4번 타자 박병호
프리미어 12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대표팀 4번 타자 박병호WBSC
 
일각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KBO리그 사령탑 시절 정규 시즌 1위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이유가 지나친 고집 때문이라 분석한다. '무한 신뢰'를 받는 주축 선수들이 부진할 경우 탈출구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연한 운영이 결여되어있다는 비판이다. 

도쿄 올림픽의 야구 대표팀에는 '태극마크 단골'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 진출해 빠지게 된다. 프리미어 12의 이영하(두산)와 강백호의 활약에서 드러나듯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굴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2019년 KBO리그는 800만 관중 동원에 실패하며 인기 하락을 체감하고 있다. 2020 올림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야구의 인기 하락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경문 감독이 12년 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신화를 도쿄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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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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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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