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과 김신욱 등이 7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소집된 대표팀은 10일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 예선 2차전 홈경기를 치른 뒤 15일 북한과 3차전 원정 경기를 벌인다. 2019.10.7
연합뉴스
이강인은 현재 한국 축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이강인은 최근 A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일약 한구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차전 스리랑카전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여 특유의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며 팀의 8-0 대승을 이끌고 A매치 첫 공격포인트까지 달성했다.
스리랑카전에서 보여준 이강인의 기량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나오기 충분했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팬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특유의 넓은 시야와 섬세한 발재간을 바탕으로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볼을 찔러넣는 능력은 압권이었다. 강한 압박 수비에도 위축되지 않고 볼을 지켜내며 현란한 마르세유 턴으로 상대를 농락하는 모습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물론 상대가 약체였기 때문에 플레이가 수월했던 측면도 있지만 경기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강인만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으로 꼽힌다. 벤투호 출범 1년을 넘기며 공격진과 수비진-골키퍼진 등은 주전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워진 것과 달리 중원은 기성용-구자철이 대표팀을 동반 은퇴한 이후 그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많은 축구팬들은 이강인이 벤투호의 유력한 중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그를 주전으로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벤투호 중원의 '플랜 A'는 황인범과 정우영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선수는 벤투호 출범 초기부터 꾸준히 중용되고 있으며 지난 1차전에서도 나란히 선발출전하여 중원을 책임졌다. 최약체인 스리랑카전은 손흥민을 제외하고 주전 대부분이 휴식을 취하며 벤투호에서는 드물게 전면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한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이강인이 북한전을 비롯한 다음 경기에서 언제 다시 선발출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이강인과 황인범
이강인의 활약상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선수가 바로 황인범이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주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황인범은 벤투호에서도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지만 연령별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활약상에 비하여 A대표팀에서의 모습은 아직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난 9월 10일 열린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주전으로 나섰음에도 잦은 패스미스와 상대의 밀집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국민적인 주목을 받는 대표팀에서는 항상 시기별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조현우라는 스타가 탄생했고 부정적인 면에서 장현수가 있었듯이, 지금은 이강인과 황인범이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이번에는 두 선수의 포지션이나 팀 내 역할도 어느 정도 겹치는 상황이다보니 자연히 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문제는 일부 시각처럼 '잘하는 이강인을 놔두고 왜 황인범을 더 중용하나'는 식으로 단순하게 평가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독마다 자신의 전술과 철학에 따라 궁합이 더 잘맞는 선수가 있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황인범은 벤투 감독에게 이미 눈도장을 받은 선수이고, 이강인은 검증을 진행중인 선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