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기획 창-중학생 뇌가 달라졌다
KBS1
지원이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엄마가 지원이를 깨우는 시간은 오후 4시로 그나마 방송에 나온 이날은 빠른 편이다. 겨울 방학이 시작된 뒤 지원이는 밤새 스마트폰을 했고 결국 낮과 밤이 바뀌기까지 했다. 엄마도 지원이의 상태가 심각한 건 알지만 괜히 잔소리를 했다간 관계가 더 나빠질까 마찰을 피하다 보니, 지원이의 스마트폰 중독이 해소될 리 없다.
이에 <시사기획 창>과 학교는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의 도움을 얻어 3개월간 스마트폰 절제하기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했고 다행히도 16명이 지원을 했다. 최종적으로 박나린, 장성원, 강산, 이찬영, 변평화, 신지원, 지준영 등 최종 7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제작진과 정신과학교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3개월 동안 학생들의 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속적으로 영상 촬영을 이어갔다. 영상 촬영 대상은 우리의 뇌, 그 중에서도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다움을 드러낼 수 있도록 이성적 사고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다. 전두엽 내 혈액 속 산소 포화도 변화를 측정하여 자기 조절과 억제 능력, 작업 기억 능력을 데이터화 한다.
실험은 참가한 학생들과 부모들이 함께 스마트폰 없이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됐다.
실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미디어 기기 역시 평일 1시간, 주말 2시간만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아이들만이 아니다. 또 효율적이고 정확한 실험을 위해 부모들 역시 집에서는 필요할 때만 스마트폰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각자 핸드폰을 '보관 상자'에 담고 대신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이른바 '효도폰'을 받는 것으로 실험이 시작되었다.
28일째 되는 4월 17일, 중간 점검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지하철 탈 때 심심하다'는 등 스마트폰이 없는 생활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서히 다른 활동을 찾아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부모와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는 시간이 늘었다. 엄마가 아이에게 접근하는 것이 한결 쉬워졌다며 웃는다. 가족끼리 스마트폰을 하는 대신 야외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났단다.
그리고 71일째인 5월 30일, 그동안 아이들의 전두엽 이미지를 촬영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과 그냥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조군의 학생들을 함께 촬영한 결과, 자기 조절 억제 능력에서 대조군의 학생들이 파란 색인 것과 달리,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노란색을 띠며 자기 조절 억제 능력이 향상되었음이 확인됐다. 반면 작업 기억 능력의 경우 실험군의 학생들이 파란 색, 대조군의 학생들이 노란색을 띠었다. 이는 실험군의 학생들이 머리를 덜 쓰고도 과제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정보 처리의 효율성이 증가한 것이다.
불과 몇 달간 스마트폰을 쓰지 않았을 뿐인데 학생들의 전두엽 기능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는 곧 우리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학업 능력 향상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실험을 통해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뇌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이 명확해졌다.
학자들은 사춘기가 전두엽 발달이 활발하게 이뤄져 뇌가 재건축되는 시기라 정의한다. 그런 시기에 뇌 발달이 불균형하게 이뤄지면, 이후 학업은 물론 미래의 삶에 있어서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렇기에 일상의 통제력을 찾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즉 정신적 항체를 키우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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