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클레이턴 커쇼와 캐치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애틀 매리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LA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템파베이 레이스에 정착한 최지만도 작년 시즌 61경기 출전에 그쳤다. 밀워키에서 만루홈런을 친 다음 날 템파베이로 트레이드된 최지만은 템파베이 이적 후 타율 .269 8홈런27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충분한 기회를 부여 받지 못한 최지만의 2018년은 만족한 시즌이었다고 보기 힘들었다.
김현수(LG 트윈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황재균(kt위즈)이 KBO리그로 컴백하면서 코리안리거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작년 시즌 막판, 잊고 있었던 코리안 빅리거가 복귀전을 치렀다. 2016년 12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2년 동안 메이저리그를 떠났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킹캉' 강정호가 그 주인공이다. 작년 시즌 막판 3경기에 출전한 강정호는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와 1년 계약을 맺고 올 시즌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해적군단의 '킹캉'으로 거듭난 KBO리그의 '평화왕'
강정호는 미국 진출 후 현지 팬들에게 '킹캉'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KBO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강정호의 공식(?) 별명은 '평화왕'이었다. '국민 유격수' 박진만의 전성기가 끝난 후 박기혁(kt 주루코치),손시헌(NC다이노스), 이대수(SK와이번스 루키팀 수비코치) 등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나눠 갖던 시절, 강정호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독식하며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군림했다.
내야 수비의 중심으로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대부분의 유격수들은 하위 타선에서 팀 배팅을 통해 타선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정호는 강타자들이 즐비한 히어로즈 타선에서도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골든글러브 3연패를 하는 기간 동안 무려 87개의 홈런을 때렸다. 특히 2014년에는 타율 .356 40홈런117타점103득점이라는 유격수로서 '차원이 다른'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강정호는 2014 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고 이적료 500만2015달러를 적어낸 피츠버그에 낙찰됐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4+1년 최대 1650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최초의 야수가 됐다. 그리고 2013년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 강정호는 미국 진출 첫 해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한국야구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강정호는 2015년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126경기에서 타율 .287 15홈런58타점의 호성적으로 그 해 신인왕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참고로 그 해 신인왕 수상자는 2016년 내셔널리그 MVP에 선정된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였다). 강정호가 시즌 막판 컵스전에서 크리스 코글란의 살인태클에 걸려 시즌 아웃됐을 땐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화제가 됐다(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듬해부터 '강정호룰'로 불리는 2루 충돌 방지법을 제정했다).
부상 여파로 2016년 5월에야 빅리그에 복귀한 강정호는 포지션이 3루로 고정되며 103경기에 출전했다. 비록 타율은 .255로 떨어졌지만 21홈런62타점 장타율 .513를 기록하며 루키 시즌보다 더욱 위력적인 타자로 변모했다. 2016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강정호보다 많은 홈런을 친 피츠버그 타자는 앤드류 맥커친(필라델피아 필리스, 24개)과 그레고리 폴랑코(22개)뿐이었다.
2년 간 자리 비우고도 피츠버그와 재계약, 시범경기 3홈런 맹타
강정호의 활약은 한국야구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박병호, 김현수,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황재균 같은 한국인 야수들의 빅리그 도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메이저리그에 '코리안 빅리거 야수붐'을 일으킨 주인공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경찰에 붙잡히는 큰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강정호는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2017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강정호는 2017년 9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하며 실전 감각을 찾으려 했지만 타율 .143 1홈런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작년 4월 간신이 미국의 취업비자를 받았지만 도미니카 리그에서도 1할대 타율에 허덕이던 강정호가 다시 빅리그 유니폼을 입을 확률은 썩 높아 보이지 않았다다.
피츠버그는 작년 시즌 에이스 게릿 콜(휴스턴 애스트로스)을 보내며 데려온 유망주 콜린 모란에게 3루 자리를 맡겼다.강정호는 트리플A에서 활약하며 빅리그 콜업을 기다렸지만 시즌 중반 손목 부상을 당하며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피츠버그 구단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신시내티 레즈와의 마지막 3연전에서 강정호를 콜업했고 시즌이 끝난 후 강정호와 1년 최대 550만 달러(보장연봉 300만 달러)의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