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이규(김상경 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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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임금의 권위를 깔고 앉는 충신
배우 김상경이 연기하는 드라마 속 이규는 매우 충직한 신하다. 그런 신하이기 때문에, 진짜 왕이 대역에 대한 문제를 맡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이규가 편전(임금 집무실)에서 임금 자리에 앉은 채 하선을 가르치는 장면이 자주 묘사된다.
단둘도 아니고 조 내관(장광 분)까지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일이 많다. 심지어는 화가 나서 하선을 넘어트릴 목적으로, 이단 옆차기를 하며 어좌를 향해 날아가기도 한다.
이것은 오늘날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더욱더 있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임금을 신처럼 떠받들고, 임금이 없는 데서도 한양을 향해 절을 올리는 시대에, 그것도 임금의 최측근 신하가 어좌를 깔고 앉는 것은 지금은 물론이고 그 시대 관점으로 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신하가 어좌를 깔고 앉는 것은 군주의 권위를 깔아뭉개는 것이었다. 역심을 품지 않고서는 시도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임금이 없을 때 몰래 앉아보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드라마 속 이규는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충직한 인상의 인물이다. 이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 속 장면은 너무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