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지난해 7월 5일 보도한 <23명이 한몸…우린 못 나눠요>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채널A
어찌해서든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을 흠집 내고 싶다. 격렬히 '까고' 싶다. 그럴 때 방송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 한 가지. 과거 스포츠/올림픽 보도를 탈탈 훑는다. 그 중, 꼬투리 잡을 만한 인터뷰 화면을 '딴다'. 올림픽이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필수다. 현역 선수거나 당사자면 금상첨화다.
그리고는, 마치 어제의 혹은 최근의 인터뷰인양 그대로 내보낸다. 언제, 어디서 한 인터뷰인지는 꼭 생략할 것. 딱 시치미를 잡아떼고는, 그 왜곡된 팩트에 사회자의 안타깝다는 듯한 멘트를 이어 붙인 뒤, 출연 패널의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을 얹으면 완성!
지난 17일 방송된 채널A의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 <뉴스특급>의 방송 내용은 딱 이런 과정을 거친 것처럼 보였다. 그 결과는 '인터뷰 조작'에 이은 '왜곡', '과장' 방송이었다. 시민 제보를 토대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19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실은 이랬다.
진정 '경악'할 만한 <채널A>의 인터뷰 조작"아이스하키를 원래 모르셨던 분들이 통일 하나만으로 갑자기 아이스하키를 생각하시고 저희를 이용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땀 흘리고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 생각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17일 <뉴스특급> 김종석 앵커가 "이들(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전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엄수연 선수의 의견이다. 또 한도희 선수는 "그냥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한참 이슈였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어느 시청자 누구라도 최근 인터뷰라 여길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인터뷰는 채널A가 지난해 7월 5일 <23명이 한몸…우린 못 나눠요>라는 제목으로 이미 방송한 화면이었다. 제작진, 앵커들은 물론, 장면 안에 작년에 촬영한 것이라는 언급이나 고지는 전혀 없었다. 이쯤 되면, 의도적인 '인터뷰 조작'이요, 악의적인 왜곡이라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논란을 두고 정부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려는 '악의'가 '인터뷰 조작'이란 '방송 윤리 위반'으로 번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촛불정신, 촛불정신 말은 하잖아요. 그런데 정말 촛불정신이 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건 뭐냐 하면 나 개인이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것, 불공정은 도저히 못 참겠다는 것이죠. 예전같이 낙하산 허용합니까? 예를 들어서 최근에 낙하산 채용의 문제에 대해서 그만큼 반발이 있었고 이 정부에서도 그걸 개선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이날 패널로 출연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의 발언이다. 역시나, 예상 가능한 빤한 수준이다. '평화올림픽'을 주창하며 남북 평화 분위기를 이끌어내려는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 노력이 눈물겹다. 급기야 '촛불정신을 고민하라'는 같잖은 충고(?)까지 곁들인 것이다. 보수 종편에 출연하는 패널들의 '아무 말 대잔치'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 치자. 하지만 '인터뷰 조작'까지 일삼은 채널A의 편파와 왜곡은 이 뿐이 아니었다.
민언련에 따르면, <뉴스특급> 제작진의 무리수는 지난 16일 여자 아이스하키 팀을 두고 "메달권 아니다"라는 발언을 비판하기 위한 논리로 사용됐다. 제작진과 한 몸인 패널 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일각에서 제기된 '단일팀-실업팀 창단 맞교환' 음모론을 등장시키고, '전용구장 건설 보상'이란 가설을 사실로 규정한 끝에, "이렇게 하면 최순실 국정농단과 똑같은 것"이란 논리의 비약까지 이뤄냈다.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박근혜 정부' 공식을 성립시키려는 안간힘이 가상할 정도다.
즉, 보수 종편과 보수 일간지 <문화일보> 논설위원이란 '환상의 짝궁'이 만들어낸 얼토당토않은 '무논리'의 막말 대잔치라고 할까. 여타 보수언론의 스탠스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큰 그림'은 대동소이하다 할 수 있다.
보수언론과 종편의 정치적 야욕과 기득권 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