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부산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 형제의 분투와 화해를 그린 작품. ⓒ 블랙홀엔터테인먼트
이란성 쌍둥이 형제가 범죄자와 형사가 돼 다시 만난다. 이들은 부산에서 나고 자랐으며 부모님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상처를 안고 있다. 두 사람은 동시에 한 여자를 마음에 품고 있었고 그로 인해 여러 사건이 발생한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이야기 골격이다.
많이 익숙한 내용이다. 어긋난 형제의 관계는 이들을 둘러싼 친구들과 조폭 재벌들과 맞물리며 스케일을 키워가고 이는 곧 어두운 결말로 이어져 비애감을 주려 한다. 전형적인 한국 누아르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요소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모두 부산 사투리를 쓴다. 2000년 초반까지 이어져 왔던 여러 조폭물을 떠올리게 한다.
혼신 다한 배우들
▲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한 장면. ⓒ 블랙홀엔터테인먼트
'<남자 태어나다>(2002) <천사몽>(2000) 등을 연출한 박희준 감독이 13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가 연출한 작품'이라는 홍보 문구가 아쉬울 만큼 <돌아와요 부산항애>가 갖고 있는 단점이 명확하다. 앞서 말한 이야기 구조도 그렇지만 컷과 컷의 배치나 촬영과 편집, 인물 설정 등에서도 세련되지 못하다. 관객들은 아마 많은 부분에서 몰입이 깨지거나 방해받을 것이다.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5억 원 남짓. 크게 흥행한 <범죄도시>가 50억원이니 거기에 비했을 때 약 10분의 1수준이다.
예산의 한계에서 감독은 본인이 나고 자란 지형적으로 가장 잘 알고 있는 부산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배우들 역시 경험과 연륜이 나름 있으면서도 상업영화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물을 찾아야 했을 터.
이 관점에서 보면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미덕이 있다. 배우 운용과 배우들의 연기 면에서 말이다. 극중 태주와 태성 형제로 등장하는 조한선, 성훈은 연기를 주고받고 부딪치는 장면에서 긴장감을 준다.
▲ 영화에서 공정환은 강력한 악역으로 분했다. ⓒ 블랙홀엔터테인먼트
특히 이 태주와 태성의 오랜 친구면서 두 사람을 끝까지 괴롭히는 조폭으로 성장한 상두 역의 공정환의 면모가 새롭다. 최근 <공조>에서 강렬한 악역을 보인 그가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쓰며 두 캐릭터를 해하는 모습은 그간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공정환의 실력을 일부 발휘하게끔 한다.
항구와 조폭 사무실, 골목 곳곳에서 치열하게 액션을 주고받은 배우들의 노고가 화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카메라 앵글 변두리에서도 배우들의 감정을 살리려 한 조연, 단역들 덕에 이 영화의 감정선은 그나마 유지될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세련된 이야기와 캐릭터 구성, 감독의 연출력이 아쉽다. 초저예산이었지만 더욱 기지를 발휘했다면 어땠을까.
한 줄 평 : 관객은 새로운 이야기가 보고 싶다평점 : ★★(2/5)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관련 정보 |
감독 : 박희준 출연 : 성훈, 조한선, 윤소이, 공정환, 박철민, 손병호 등 특별출연 : 이재용, 김동현 제공 : 시온픽쳐스 배급 : 나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제작 : 블랙홀 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 라쉬반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14분 개봉 : 2018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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