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김연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카롤리나 코스트너 순이다.
소치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백전노장' 코스트너까지 가세 현재 여자피겨의 대부분 김연아 이후의 선수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노장 선수가 한 명있다. 바로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다. 그는 1987년 생으로 한국 나이로 31살이다. 그의 세계선수권 출전경력만 10년이 넘는 것을 보더라도 얼마나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지속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와 함께 시상대에 함께 섰던 인물로 낯이 익은 편이다.
소치 올림픽 당시 코스트너는 이미 세 번째 올림픽이었다. 앞서 토리노와 밴쿠버 두 차례 올림픽에서 입상에 실패했던 그는 삼세번째 도전만에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그가 은퇴할 것이라 예상했다. 더욱이 그의 전 남자친구인 경보 선수 알렉스 슈바처가 도핑 문제를 일으켰고, 코스트너도 결국 자국의 올림픽위원회로부터 1년 4개월 자격정지를 받아 사실상 선수생활은 끝났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그는 징계가 풀린 후 2016년 초 빙판에 복귀했고 지난시즌부터 모든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올 시즌은 더욱 상승세다. 두 차례 그랑프리에서 모두 은메달을 차지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그는 앞서 밴쿠버와 소치 올림픽 시즌에는 모두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는데, 서른이 넘은 현재 파이널에 진출해 더욱 눈길을 끈다.
10살 가량 차이가 나는 선수들과 경쟁하는 무대에서 아직까지 살아남고 시상대에 선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표현력에서 여전히 우월한 모습을 보여줘 구성점수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에 있어서는 난이도가 많이 낮은 탓에 밀리는 양상이 크다. 또한 매 대회마다 낮은 기술점에 비해 높은 구성점을 받고 있어 비판 여론이 있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러시아가 빠지게 되면서 피겨 여자싱글의 판도는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양상이다. 당장 이번주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판세를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하다는 점을 꼽는다면 역시 우위를 점치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아직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을 보이콧 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자격으로라도 참가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기에, 만약 개인자격으로 오게 될 경우 여전히 러시아 선수들의 절대 우세가 예상된다. 만약 러시아 여자피겨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할 경우, 피겨 시상식에는 러시아 국가가 아닌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지는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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