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전을 앞두고 사진 촬영중인 브라운

울산 현대모비스전을 앞두고 사진 촬영중인 브라운 ⓒ KBL


"얼마나 뛰어주느냐가 관건이다."

10월 28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일전을 앞둔 전자랜드 라커룸.

경기 전 만난 유도훈 감독이 기자들이 먼저 묻기도 전에 나온 말이다. 유 감독이 말한 선수는 바로 이날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른 브랜든 브라운이었다.

인생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필요 없다. 그러나 브라운의 키가 0.9cm만 작았으면 이미 한국무대를 밟았을 선수였다. 기량만 놓고 보면 단신 선수(193cm 이하)로의 경쟁력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어떤 선수일까?

193.9cm라는 작은 키지만 골 밑 공격을 저돌적으로 하는 언더사이즈의 빅맨이다. 여기에 외곽슛이나 돌파능력도 갖추고 있다. 타국 리그 경력은 지난 시즌 터키 2부 리그에서 36경기를 뛰면서 평균 31분을 뛰면서 18.9점 9.7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3주 전까지 필리핀 리그에서 뛰면서 34.8점 17.7리바운드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필리핀 리그가 공격 지향적이라고는 해도 공격력만큼은 기대를 모으기 충만했다.

 맥키네스 상대로 돌파중인 브라운(좌)

맥키네스 상대로 돌파중인 브라운(좌) ⓒ KBL


임펙트를 보여준 현대모비스-LG전 

비록 두 경기지만 현대모비스(34점 11리바운드 2스틸 1블록)와 LG(12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4블록)전에서 보여준 기록은 기대 이상이다. 물론 34분 4초를 뛴 현대모비스전에 비해 LG전에서는 23분 24초만을 뛰었으나 주말 연전에 76-53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굳이 무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리온 윌리엄스-웬델 맥키네스라는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KT전이 진정한 시험대였다. 윌리엄스는 정통 센터로 이미 한국에서 검즈을 끝냈고, 맥키네스도 '언더사이즈 빅맨'의 전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브랜든 브라운의 경쟁력을 확인해 볼 좋은 기회였다.

이날도 브라운은 당당히 선발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쿼터 활약은 미비했다. 고작 4점에 그친 것도 있었지만 상대의 높이와 집중수비에 좀처럼 두 경기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8점이라는 득점에만 주목해선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5리바운드와 6어시스트였다. 자신에게 몰리는 수비를 역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돋보인 전반이었다.

승부처에서 또 한 번 돋보인 브라운 

브라운은 3쿼터 시작 1분 33초 만에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3쿼터 연달아 파울을 두 개 범한 건 지혜롭지 못했다. 다행이 셀비가 3쿼터를 뛰면서 11점을 몰아쳐서 한숨 돌렸지만, 승부처에서 브라운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그리고 브라운의 진가는 4쿼터에 빛났다. 특히 강상재-정효근-이정제등 장신 포워드들이 연달아 퇴장당한 상황에서 그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게다가 84-85로 쫓기던 4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결정적인 레이업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브라운은 4쿼터 종료 23.2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를 따냈다. 이후 박상오의 파울로 엮어낸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 팀의 89-84 리드를 이끌었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득점이었다.

브라운은 이날 18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아쉬웠지만 분명 제 몫은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 전 "오늘 큰 애(윌리엄스-맥키네스)랑 붙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유도훈 감독은 경기 후에도 "아직 체력이 올라오질 않았다. 10일이나 2주 정도가 지나봐야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신중함을 보였다.

과연 브래든 브라운은 전자랜드의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은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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