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종합뉴스 9>의 앵커를 맡은 전원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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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흔히 '꿈(dream)'이라는 단어는 청소년이나 청년과 쉽게 달라 붙는다. 중년으로 넘어가면 벌써 낯설고 어색하다. 그런데 '꿈'이 '세대(혹은 나이)'의 제한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무엇이라도 허용되는 것이 바로 '꿈'이라는 녀석의 본질 아니겠는가. 그래서 노년에 접어든 나이에도 젊은 시절부터 가슴에 품었던 꿈을 간직하거나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는 이의 모습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그 꿈을 실제로 이뤄냈다면 그 감동이 얼마나 크겠는가.
"제가 원래 기자를 꿈꿨다. TV조선 입사 조건으로 '다른 자리는 싫으니 평기자로 입사하겠다'고 했다. 평생 꿈꿔 온 직업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시인과 변호사는 해봤으니 기자를 이제 하게 됐다. 죽기 전에 영화감독도 꼭 해보고 싶다. (웃음) 결국 기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TV조선에 입사해 앵커를 맡게 된 셈이다." (CBS 노컷뉴스)앵커가 된 전원책, 꿈을 이루다 전원책 변호사는 앵커가 됐다. 오랜 꿈을 이뤘다. 만 62세에 거둔 성취다. 열심히 산 덕분이다. JTBC <썰전>을 통해 과격한 입담을 과시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고, TV조선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서 진행자 역할을 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다. 결국 문이 열렸다. TV조선은 지난 7월 1일 하계 개편을 단행하면서 메인뉴스의 방송 시간을 19시 30분에서 21시로 조정했다. 그리고 주중 앵커로 전원책 변호사를 내세웠고, 전 변호사는 TV조선에 기자직으로 입사했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기자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를 앵커로 발탁하다니!
시청률 면에서'만' 본다면 출발은 괜찮았다. 전원책 앵커가 처음 진행을 맡은 <TV조선 종합뉴스 9> 7월 3일(월) 방송의 시청률은 1.327%(닐슨코리아)로 1.310%였던 7월 2일(일) 방송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주중 방송인) 6월 30일(금)의 0.900%보다는 확연히 높은 수치였다(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지만, 도토리에겐 '자존심'이 걸린 일이기에 굳이 지적하지 않도록 하자). 난 19일에는 1.659%까지 상승했으니 적어도 시청률 면에서는 전원책 영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까?
- 7월 19일 기준
▶ JTBC <뉴스룸> : 5.629%
▶ MBN <뉴스8> : 2.368%
▶ TV조선 <종합뉴스 9> : 1.659%
▶ 채널A <종합뉴스> : 1.101%'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전원책 앵커의 높은 인지도가 화제성을 견인하고, 그 결과가 시청률의 상승으로 나타난 건 분명하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의 아성을 넘보기는 역부족이지만, 적어도 채널A <종합뉴스>를 넘어서고, MBN <뉴스8>을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는 분명 고무적이다. 전 앵커를 영입하는 파격을 선보였던 TV조선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반가운 일이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노(老) 앵커로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하다. 하지만 노년에 이룬 꿈을 축하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
'앵커'로서 처음 시청자를 만난 전원책 앵커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팩트를 전달하겠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데 결코 소홀하지 않겠다. 어두운 길을 밝히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마치 손석희 앵커가 MBC에서 JTBC로 자리를 옮긴 후 시청자들을 향해 "약 70년 전 <르 몽드> 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고 약속했던 것처럼 말이다.
각계각층에서 쏟아졌던 우려와 달리 손석희 앵커는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는 신념을 지켜냈다. 쉼없이 몰아치는 격랑 속에서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심해의 공포 속에서도 굳건히 '닻(anchor)'을 내려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전원책 앵커의 경우는 어땠을까. 고작 2주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종합뉴스9>는 휘청이고 있다. 그 흔들림의 정도가 생각보다 심해서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역시 문제의 원인은 전원책 앵커다. 그의 '편파적인 앵커 코멘트'가 논란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