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연출의 <비정규직 특수요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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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팽창이 질적 발전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이 명제는 이미 200년 전 독일의 철학자들이 대중에게 설파한 바 있다. 물론 그렇다.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한국영화의 숫자가 많아진다고, 한국영화 일반의 품질까지 괄목상대(刮目相對)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비슷한 차원에서 은유적으로 말해보자. 날개를 달고 날아다닌다고 해서 봉황과 파리를 똑같은 '새'의 반열에 올릴 수는 없는 일이다. '좋은 영화'와 '시원찮은 영화'를 구분하는 잣대는 예전에도 있었고, 현재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최근 강예원과 한채아를 투톱으로 내세운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개봉했다. "사회적 이슈를 통쾌하게 뒤집어놓은 코미디" "전 세계에서 쇄도하는 뜨거운 러브콜"이란 헤드 카피를 달고 김덕수 감독이 연출한 <비정규직 특수요원>. 그런데, 난감하다. 대체 이 영화를 뭐라고 불러야 하지?
스토리 라인과 구성은 1980년대 한국영화가 '방화(邦?)'로 불리던 시절보다 허술해 보이고, 출연한 두 여배우의 개성을 어떤 측면에서도 살려내지 못했으며, 줄줄이 등장하는 남궁민, 조재윤, 김민교 등 조연들은 존재감은커녕 캐릭터 형성도 조악하기 짝이 없다.
백 번을 양보해 마구잡이의 비난을 자제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왜냐? 2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 내내 눈을 치켜뜨고 찾으려 했지만, 어느 장면에서도 영화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 양식조차 발견해낼 수가 없었던 탓이다.
단 하나의 매력도 찾아내기 어려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