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한민국의 명예 회복을 노리는 야구 대표팀이 선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수의 메이저리거의 출전이 불투명한 데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수술과 재활을 위해 이탈해 팀은 점점 추락하고 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최종 28인 엔트리에서 강정호(피츠버그), 김광현(SK), 강민호(롯데)를 제외했다. 강정호를 대신하여 김하성(넥센), 강민호를 대신하여 김태군(NC)가 발탁됐다. 여기에 대표팀 중심을 잡아줄 김현수(볼티모어), 추신수(텍사스)는 구단의 적극적인 반대로 인해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돌부처'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발탁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김인식 감독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대한민국'은 아직 버려지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
김인식 감독.KBO

김인식 감독의 숨통이 트일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WBC가 이번 대회부터 선수 추가 등록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MLB.com'에 따르면 각 팀은 10명의 투수를 지정해 놓고 매 라운드마다 두 명의 투수를 교체할 수 있다.

라운드마다 투수를 추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이전부터 논의했던 규정이다. 이제는 공식화되었기 때문에 부상으로 인해 재활하고 있는 양현종(KIA), 류제국(LG)에게 여유가 생겼다.

규정으로 인해 대표팀은 다시 한번 투수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과 고척돔에서 1라운드 경기를 치르는 한국은 '최소 선발, 최다 불펜' 전략을 가져간다면 유연하게 선발 투수들을 준비시킬 수 있다. 물론, 1라운드를 통과했을 때 이야기지만 아직까지 한국 야구가 세계를 상대로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오승환 발탁에 관한 문제는 아직까지 미궁이다. 발탁은 결국 김인식 감독이 직접 해야 한다. 생활 격언 중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있다. 뽑는다면 수많은 후폭풍과 비판 여론을 끌어안고 가야 하지만, 선수가 본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모든 비판 여론은 다시 한번 찬사로 쏟아질 것이다. 반대로 뽑지 않을 거라면 빨리 결정해야 한다. 대표팀 사기 문제도 고려해야 하며 WBC 출전 선수들은 3월 일정을 대비해서 컨디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대표 외야에 필요한 '리빌딩'

 좌측부터 박건우, 나성범 선수.
좌측부터 박건우, 나성범 선수.두산베어스,NC다이노스

김현수(볼티모어), 추신수(텍사스)가 소속 팀에서 WBC 출전에 반대하여 만약 선수들의 출전이 불가능해진다면 대체 선수를 뽑아야만 한다.

현재 엔트리에 있는 민병헌(두산), 이용규(한화), 최형우(기아)를 본다면 중견수는 이용규 한 명뿐이다. 이용규는 기량면에서 떨어지지 않지만, 한국 나이 33살이다. 이제는 국가대표팀 중견수를 받쳐줄 선수가 필요하다.

리그 최강팀 두산 베어스의 '90년생 트리오'중 한 명인 중견수 박건우를 생각해봐야 한다. 박건우는 시즌 중반까지 외야 모든 포지션을 옮기면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시즌 막판 중견수로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박건우는 아직 1군에서 중견수 경험이 부족하지만 젊고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더군다나 현재 국가 대표 외야수들 중 민병헌을 제외한다면 모두 좌타자이기에 우타자인 박건우에게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후보는 NC 다이노스의 89년생 외야수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 전반기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에는 체력의 한계를 보이면서 성적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성범은 준수한 활약을 통해 NC의 첫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다. 나성범은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차출되어 좋은 모습을 보인 기억이 있단 점이 장점이 될 것이다.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제4회 WBC 대표 팀 최종 엔트리 제출 시한은 오는 2월 7일이다. 이번 대표팀은 2월 1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합숙 훈련 캠프를 차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이저리거들(김현수, 오승환, 추신수, 이대호)은 대표팀 차출이 확정돼도 캠프에는 참가할 수 없다.

WBC 대회 규정에 따라 소속 팀 스프링 캠프에 합류한 다음, 대회를 일주일 전에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미국에서 스프링 캠프를 시작하는 팀의 선수는 현지 시차 적응이 어려워 오히려 컨디션 조절이 어려울 수도 있다. 김인식 감독은 "각 구단 양해를 얻어 투수들만이라도 2월 1일부터 소속 팀 훈련 대신 괌에 차려질 대표 팀 훈련 캠프에 합류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6개국이 참가하는 제4회 WBC 일정은 3월 6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A조에 편성돼 있다. 대표팀은 3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고척 돔구장에서 치열한 1라운드를 치른다. A조 상위 2개 팀은 12~16일 B조(일본·쿠바·중국·호주) 상위 2개 팀과 일본 도쿄돔에서 2라운드를 펼칠 예정이다. 준결승은 3월 21일, 결승은 23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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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WBC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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