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 완이 역 고현정. 완의 내레이션은 노인들을 향한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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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도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가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삼았음에도 극의 나레이션을 난희(고두심 분)의 딸 완이(고현정 분)에게 맡긴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노인들을 바라보는 선입견으로부터 비롯한다.
급격한 노인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초고속 노령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 하지만 우리는 아직 '노인'에 대한 사회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 농경 사회 속 '어르신'이었던 노인은 산업 사회를 지나며 어느 틈에 '뒷방 늙은이'가 되었다가, 이즈음에는 빈곤 노인과 어버이 연합으로 상징되는 소통 불능의 꼰대 취급을 받을 뿐이다.
그래서 드라마 속 노인들은 누군가의 부모 캐릭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그들을 노희경 작가는 '인생'이 있는 노년으로 불러온다. 악독한 시어머니 연기의 대명사 박원숙이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배포 있고 아량도 넓은 동창생 영원이 된 것처럼 말이다.
노희경 작가는 난희의 골치덩어리 노처녀 딸 완을 개입시켜 노인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감정을 마음껏 풀어댄다. 완은 엄마 난희를 비롯한 엄마의 동창생 이모들이 갖가지 해프닝을 벌일 때마다 시청자, 그리고 우리 사회 속 시선에 따라 한껏 '욕'을 해댄다.
그렇게 완은 외진 시골 도로에서 더는 운전을 못 하겠다며 자신을 불러댄 희자(김혜자 분) 이모와 정아(나문희 분) 이모에게 "노인네들이 집에나 있을 것이지 오밤중에 운전을 하느냐" 부터 시작해 온갖 할 소리 못할 소리를 다 해댄다. 말은 완이의 입에서 나왔지만, 사실 그들을 보는 시청자의 입장도 그리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노년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