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열린 부천영화제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여한 김종원 영화사 키노 대표(가운데)

지난 11월 열린 부천영화제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여한 김종원 영화사 키노 대표(가운데) ⓒ 부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인사와 관련해 영화계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제작자들이 집행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을 맡게 된 데다 시장과 학연으로 인한 친분설까지 제기되며 정실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부천영화제는 지난해 11월 새 집행위원장으로 제작자인 최용배 청어람 대표를 선임한데 이어 지난 4일자로 영화사 키노 김종원 대표를 부집행위원장에 내정했다. 부천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김종원 부집행위원장이 비상근이지만 위원장이 바쁠 경우 위원장을 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며 "반상근 형태로 일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인사발령이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래머 수준의 급여도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부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기존에 무보수 명예직으로 존재했으나, 올해부터 역할과 위상이 강화됐다.

역할 강화... 시장과 선후배 사이

하지만 영화계 일부에서는 김종원 부집행위원장의 내정에 김만수 부천시장과 대학 선후배 관계라는 특수성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화제와 관련해 전반적인 실무를 맡은 적이 없는 데다 같은 영화제작자들이 영화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고, 무보수 명예직이 급여가 지급되는 자리로 바뀐 것 역시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주장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제 업무라는 게 해외 네트워크 등 대내외적인 관계성이 상당히 중요한데, 부천영화제는 그런 고리가 약한 분들로만 구성돼 있다"며 "한쪽으로 편중된 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다 친한 사람들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시장과의 특수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은 주로 평론가나 학계 인사, 감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제작자가 선임된 것은 부천영화제가 처음이다.

제작과 영화제 업무 등에 관여했던 한 영화 관계자는 "부천영화제 정도의 조직에 집행위원장을 대리해 실무를 맡을 부집행위원장이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예전 부천시장이 부천영화제에 간섭해 갈등을 겪었던 때와는 또 다른 형태로 정치적인 시선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사무국장과 프로그래머가 있는데, 부집행위원장이 실질적 역할을 맡는 것 역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천영화제에서 일했던 한 영화 관계자는 김 부집행위원장의 영화제 기여도와 관련해 "개폐막식 행사 준비 과정에서 섭외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는 했으나 영화제 업무라는 것이 방대하고 다양하다"며 "직접적으로 어떤 부분을 책임지고 맡아서 하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집행위원장이 도움 요청해 수락... 시장과 친분은 관계 없어"

이에 대해 김종원 부집행위원장은 11일 전화통화에서 김만수 부천시장과 학연은 인정하면서도 "부집행위원장 임명은 시장과 전혀 관계없는 억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6년 간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있었다"면서 "최용배 집행위원장이 도움을 부탁하기에 거절하기 어려워 수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과 친분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일부의 시선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비상근으로 직책수당만 있을 뿐 급여는 없다"면서 "1주일에 두 번 위원장님이 나오는 날에 출근할 예정이고, 지난 4일부터 출근하기는 했으나 임명 건이 이사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부집행위원장은 또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영화제작을 할 생각이고, 그런 말들이 나올까봐 때려치울까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으나 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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