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2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경기에서 모비스 양동근, 문태영(맨 오른쪽부터)이 경기 중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국내 선수 MVP 후보는 누가 있을까. 아무래도 개인기록보다는 전체적인 팀 공헌도나 꾸준함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양동근-문태영(모비스), 김주성(동부) 등이 거론될 만하다.
양동근과 문태영은 리그 선두를 달리는 모비스의 주역들이다. 양동근은 35세의 나이에도 올 시즌 프로선수 중 가장 많은 35분 10초의 엄청난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 경기에 출전하여 11.6점, 4.9 어시스트(전체 2위), 1.7 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와 경기운영, 클러치 타임에서의 활약 등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팀 공헌도를 감안하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문태영은 경기당 17.2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전체 랭킹으로는 8위로 국내 선수들 중 득점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문태영이 유일하다. 문태영은 한국무대에 처음 데뷔한 2009~2010 시즌부터 한 차례(2013~2014시즌 조성민)를 제외하면 모두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올랐다. 그중에는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한 전체 득점왕을 차지한 시즌(2010년)도 있었을 만큼, 국내 선수로서는 득점에서 가장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는 해결사다.
김주성 역시 강력한 토종 MVP 후보다. 51경기에 출전하여 경기당 11.9점, 6.5 리바운드, 3.0 어시스트, 1.1 블록슛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평균 출전시간에 데뷔 이래 가장 적은 28분 14초로 줄었음에도 예년에 비하여 기록에서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체력관리를 바탕으로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있는 활약이 돋보였다.
올 시즌 빅 맨의 영역을 넘어서 3점 슛과 어시스트, 경기운영 등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쉬운 점은 베테랑들의 분전에 비하여 참신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주성(2004, 2008)과 양동근(2006, 2007)은 이미 두 번이나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던 선수들이다. 지난해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양분했던 문태종-문태영 형제를 비롯하여 모두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노장급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2012~2013시즌 MVP였던 김선형(11.5점, 4.0 어시스트)이 올 시즌 SK의 급격한 막판 부진으로 MVP 경쟁에서 다소 멀어진 느낌을 주면서, 20대 선수 중 눈에 띄는 개인 성적을 올린 선수는 찾기 어려워졌다. 조성민(KT), 김종규(LG), 오세근(KGC), 하승진(KCC) 등 그동안 국내 농구를 대표하던 스타들이 올 시즌 대부분 부상 대란에 휩싸이며 정상적인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국내에서 프로 선수로 한창 전성기를 맞이해야할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선수들 중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자원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농구의 '대형 토종 스타' 부재 현상을 드러내주는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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