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작인 <폴리스 스토리>의 한 장면
성룡
1979년 9월 추석에 한국에서 <취권>(1978)이 개봉하면서 성룡과 명절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당시 <취권>은 무려 4개월간 상영되면서 새해까지 극장으로 관객들을 불러들였다. 이 후에도 성룡은 1981년 할리우드 진출작 <캐논볼>과 1983년작 <프로젝트A> 등 굵직한 작품에 잇달아 출연했다. 주인공이 진퇴양난을 거듭하면서 성장하는 무협극과 유머를 갖춘 액션영화는 명절에 즐거움을 찾는 관객에게 오래 전부터 제격이었던 듯하다.
맨몸 액션을 주로 보여주던 성룡도 느와르 열풍이 불던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총을 잡기 시작했다. 미국 진출작 <캐논볼>에서 쓴맛을 본 성룡은 감독과 주연을 맡은 1985년작 <폴리스 스토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그는 이 영화로 매끄러운 스턴트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무술의 전통을 계승하는 반항아적 인물에서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형사까지. 연출과 인물 성격의 변화를 거듭하면서 성룡의 영화세계는 뚝심있게 이어진다. 대표작인 <취권>과 <폴리스 스토리>는 시리즈로 후속작이 제작되었고, 한국에서도 개봉하면서 '명절 연휴에는 코미디 액션영화'라는 등식을 낳기도 했다.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시원한 액션이 주는 짜릿함은, 시대가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성룡의 인기는 명절마다 안방으로 무대를 옮겨서 계속되었다. 이렇듯 세월이 흘러도 끊임없이 성공을 거듭하면서 그의 영화는 남녀노소가 함께 보는 명절 TV 특선영화로 자주 선정되었고, 성룡은 그야말로 '한국인과 명절을 함께한 배우'가 되었다. 또한 1997년작 <나이스 가이>와 이듬해에 개봉한 <러시아워>는 나이가 들어도 식지 않는 그의 연기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워>는 2001년에 2편, 2007년에 3편까지 제작되면서, 이후 명절 특선영화 계보의 교체에도 여전히 성룡을 브라운관에 남도록 만들었다. 또한 이 영화로 그는 할리우드 내에서 입지를 재구축하면서, <턱시도>(2002), <상하이 나이츠>(2003), <80일간의 세계일주>(2004) 등 거액이 투자된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주연으로 발돋움하기에 이른다.
배우로서 인기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성룡은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약했다. 홍콩과 중국뿐만 아니라 할리우드로 활동영역을 넓혔고, 출연작은 더욱 다양하고도 화려해졌다. 인기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008)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하고, <베스트 키드>(2010)에서는 윌 스미스의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의 사부로 출연하기도 했다. 철없는 천방지축의 청년 역을 맡던 배우가 이제는 스승으로, 쌓여가는 연기 경험에 맞추어 역할도 차츰 변해갔다.
아들 구속에 촬영장 사고... 성룡의 2014년은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