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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 시사회에서 백승우 감독(오른쪽)과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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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과연 대한민국이 진정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러운 사건이 터졌다. 바로 메가박스가 <천안함 프로젝트>을 상영 중지시킨 일이다. 그동안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사건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상영 금지'는 들어봤어도 '상영 중지'는 처음 들어본다.

그리고 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일부 대중의 시각이 굉장히 왜곡되었음에 통탄한다. 이석기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대한민국은 그 여느 때보다 반공정서가 투철해진 상태다. 그리고 그 영향이라 해야 할지, 주요 포털사이트에 실린 <천안함 프로젝트> 관련 기사의 댓글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몇몇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국가에서 북한의 폭침이라고 밝혔는데 오직 종북 세력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영화까지 만들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역시 북한 공작이라는 영화를 제작하자"는 등이다.

하지만 메가박스의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지 사건의 본질은 "보수 단체의 협박으로 관객 안전에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천안함 프로젝트>는 국방부와 유족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개봉 여부가 불투명해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법원의 기각 판결로 상영이 결정되었다. 법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 영화가 '보수 단체'의 협박으로 상영 중지 사태를 맞이했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

만약 메가박스 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메가박스가 지칭한 '보수 단체'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정통 보수를 먹칠하는 아주 치졸한 존재들이며, 제작사인 아우라픽처스는 즉시 수사를 의뢰해 협박범을 찾아내야만 한다. 관객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보수'가 어디에 있나.

개봉 첫 주를 넘기지도 못한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아직 불가능하다. 어떻게 영화를 보지도 않은 채 정치적 잣대로만 영화를 평가하려 들고, 마치 무언가 두려운 듯 상영 중지를 하도록 협박할 수 있는가.

정말로 <천안함 프로젝트>가 우리 사회에 해악을 미치는 영화라면, 영화는 기하급수적으로 관객 수가 줄어들며 자연히 상영이 종료될 것이다. 관객은 멍청하지 않다. 메가박스가 지칭한 '보수 단체'가 선각자마냥 손수 나서서 가르칠 필요가 없단 말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천안함  프로젝트>와 정지영 감독의 문제가 아니라, 일개 보수 단체가 한국 영화계와 관객들을 기만한 행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라는 단어는 자긍심을 가질 정도로 우선시되는 덕목이다. 정말로 인터넷 댓글처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의심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한들, 그 누구도 영화 상영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다. 분명 많은 논란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독과 제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야만 할까? 모든 영화의 판단은 결국 수용자인 관객의 몫일뿐이다. 부디 안개를 거둬내고 이 사건의 본질을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건우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hoohoot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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