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MBC <무한도전> 조정특집 '그랜드 파이널' 당시 모습. 2011 <무한도전 the Records> 스캔
무한도전
여기에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잠시 휴학하면서까지 벌린 '일'도 있다. '로잉 유(Rowing you)'라는 일종의 스포츠클럽을 만들었다. 조정 등 수상 레포츠의 즐거움을 '몸'으로 느끼고, 강연을 통해 팀워크나 리더십 등 '미덕'을 배우는 곳이라고 한다. 작년 런던올림픽 장애인 국가대표 조정팀 코치 일을 마치고 뜻 맞는 친구들과 함께 벌인 엄연한 '사업'이다. 이것도 다 <무한도전> 덕분 아닐까? 돌려 물었다.
- <무한도전> 출연, 잘 한 것 같아요?"아...모르겠어요(웃음). 잘 한 것 같은데, 행동의 제약도 많이 받아서요. 가족이랑 함께 있을 때, 무조건 오셔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다 응해드리면 좋은데, 가족이랑 함께 있으니 아무래도 불편할 때도 있거든요. 나중에 찍어드린다고 하면, 뒤에서 '싸가지 없다', '방송 한 번 나왔다고 재수 없네', 이러실 때는 좀...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너무 너무 고맙고 그런데, 뭐라고 해야 하나, 편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한 번은 지인 결혼식에 갔을 때였어요. 한 분이 촬영을 요청하셨는데, 먼저 부탁하신 분과 촬영하고 그 다음 해드리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네가 연예인이냐?' 막 이러시면서 뒤에서 욕하셔서 충격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당신, 연예인인가요, 조정인인가요?그 사람, 누군지 몰라도 내 마음과 '통'했다. '그랜드 파이널' 그 후, 언론보도에 나타난 김 코치 모습은 연예인 혹은 연예계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 보일 만 하다. 정준하, 하하의 결혼식에 잇따라 모습을 나타냈고, 그때마다 그는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작년 <무한도전> 폐지설이 나돌 때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남기면서 역시 언론의 주목을 '자초'했다.
- 말 나온 김에 여쭤볼게요. 연예인인가요, 조정인인가요?"평범한 가장이죠. 어딜 가면 '방송은 안 하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사실 섭외도 많이 들어왔었어요. 그런데 제가 방송을 되도록 안 나가는 이유가 있거든요. 스포츠 스타 중 방송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좋게 끝나는 분들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고요. 연예인하고 싶어서 <무한도전> 출연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있을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조정을 대표해서 나갔었던 만큼, 조정에 누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심증을 쉽게 거둘 수 없다. 그는 세종대 체육학과 재학 시절 연극영화과를 복수 전공했다. 김 코치는 "고교 시절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대학교 가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고, 연기자를 하면 여러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했던 것"이라며 "덕분에 역시 나는 '끼가 없구나'란 걸 철저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 연기자를 할 정도까지 끼가 없다는 것, 이미 오래 전 스스로 검증을 마쳤다?"네, 네(웃음). 연예인이 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무한도전> 출연 이후 저를 대하는 게 갑자기 변하신 분들이 가끔 있더라고요. 저는 그저 원래대로, 안 변하는 게 가장 좋다, 변하지 말자는 생각인데요. 제가 뭐 잘 나서 방송에 나간 것도 아니었잖아요. 저보다 훌륭한 코치도 많고 나오실 분도 많은데, 운이 좋았던 것뿐이죠. 무엇보다 제 꿈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김지호 코치의 꿈은 스포츠NGO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