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남쪽으로 튀어>에서 민주 역의 배우 한예리가 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정민
착하고 바르게 보인다. 아니 실제로 모난 곳 없이 침착하며 진지하다. 배우 한예리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지난해 영화 <코리아>를 통해서 짐짓 가졌던 인상은 올해 <남쪽으로 튀어>를 통해서도 이어졌다.
정작 본인은 착하다는 표현에 의문을 갖고 있었다. "착하다는 평범하다는 말과 동의어 같아서요. 그래서 가끔은 제멋대로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요"라며 대답하는 말에 공감했다. 실상 '착한'이라는 형용사는 곧 '매력이 없다'는 말의 다른 표현으로 종종 사용되는 요즘이지 않나.
"영화 속 민주 19세와 제 19세가 달랐기에 그 이후도 전혀 다른 인물로 성장할 거라 생각했어요. 서른이 된 진짜 제 모습과 민주의 서른도 또 다르겠죠. 실제 학창시절 당시엔 어른들이 시키는 것은 꼭 해야 했어요. 강박도 심했고요. 그래서 학생의 본분을 다했고 의문도 잘 안 품었었죠."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며 자신의 생각대로 쿨하게 살아가는 최민주 역할에 대한 대답이었지만, 한예리가 현재 갖고 있는 인생관이 느껴졌다. 지난 언론시사회 당시 기자회견에서 '삼포세대(연예·결혼·출산 세 가지를 포기할 만큼 여건이 어려운 요즘 세대를 일컫는 말)'에 대한 고민을 이미 털어놨던 한예리였다. 제 나이에 맞게 고민하던 민주만큼 한예리 역시 자신의 현재에 대해 그만큼 알맞게 고민하는 배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