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어딘가 2% 부족한 한류 톱스타 이승재 역의 배우 오정세가 8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다. 쉴 새 없이 일했지만, 후배에게 광고주 프리젠테이션까지 밀리는 '만년 조감독' 보나(이시영)가 비디오테이프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다른 인생과 맞닥뜨린다는 기발한 내용을 담았다.
여기서 빛나는 인물은 여주인공을 맡은 이시영뿐만 아니다. 재수 없을 정도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지만 결국 보나를 위해 라이벌 앞에서 무릎까지 꿇는 톱스타 이승재. 핫핑크 정장을 입고 진한 아이라인을 그리는가 하면 올 누드로 수영장을 달리는 연기도 서슴지 않은 배우 오정세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보고싶다> 속 강력계 형사 주정명과 사뭇 달랐다.
"망가지는 것보다 이승재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힘들었습니다. 잘생겼는데 까칠한, 나쁜 남자잖아요. 하지만 제 비주얼로 까칠하게 하면 그냥 나쁜 남자, 비호감이 될까 봐서요. 감독님이 많은 변화가 있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기에 헤어도, 의상도 매번 바꿨습니다. 촬영 중반부터는 '웬만하면 아이라인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좀 더 그렸고요. 분홍색 옷을 입고 찍는 신이 첫 촬영이었는데 처음엔 '저걸 입으라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입으니 연기할 때 편하던걸요. 이승재를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