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MBC수목미니시리즈 <아랑사또전> 제작발표회에서 천상의 섹시한 주군 옥황상제 역의 배우 유승호가 천상의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염라대왕 역의 배우 박준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숙인채 웃고 있다.
이정민
유승호마저 '버럭'하게 만든 폭염 속 촬영덕분에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극중 이란성 쌍둥이로 설정된 덕에, 약 30년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유승호가 박준규에게 꼬박꼬박 반말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승호가 "쉽진 않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너스레를 떨자, 박준규는 "어렵긴 뭐가 어렵냐"며 "첫 촬영 때 (유승호의) 첫 대사가 '넌 요즘 주름이 더 느는 것 같다'였는데 천연덕스럽게 잘만 하더라"고 말을 받았다. 이어 그는 "항상 내가 유승호에게 살짝 당하는 역할"이라며 "그런 장면들이 또 다른 웃음을 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염 역시 두 배우에게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남겼다. 박준규는 "천상에서의 장면을 찍는 게, 간단히 대사 몇 마디만 하는 것 같지만 너무 덥다"며 "게다가 그런 곳에서 몇 시간씩 앉아 있다 보니 그것도 굉장히 고통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밝힌 에피소드의 전말은 이랬다.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장면에서, 유승호가 자연스럽게 바둑알을 제 위치로 던져야 하는데 번번이 빗나가 버린 것. 게다가 하필 천상의 장면을 찍는 곳은 300여 평 규모의 콘테이너 박스로, 에어컨도 없는 장소다. 여기에 효과를 위해 조명까지 잔뜩 더했으니 그만큼의 열기도 더해진 셈이었다.
박준규는 "그 상황에서 승호에게 '너무 덥다'고 말했더니 대뜸 승호가 '선배는 등받이라도 있잖아요'라고 하더라"며 "그러고 보니 내 자리에는 등받이가 있고 승호 자리에는 없었다. 승호가 그렇게 짜증을 낼 정도니 얼마나 힘들었다는 거냐"고 회상했다.
이 같은 폭로에 유승호는 멋쩍은 웃음으로 답했다. 유승호는 "스태프들도 있으니 참고 하려고 했는데, 정말 더웠다"며 "잠깐 제가 그랬나 보다, 진지하게 말한 건 아니었다"고 '급 해명'해 모두를 웃겼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며 호흡을 맞추는 두 배우가 보여줄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모습은 15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되는 MBC <아랑사또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