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의 4MC 김용만, 노홍철, 김C, 이해영
KBS
사실 <두드림>의 유명세는 4명의 MC 군단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소설 <개밥바라기별>의 작가이자 '문단의 어른' 황석영과 배우이자 성공한 제작자인 송승환, '마왕'으로 불리는 가수 신해철, 그리고 진행의 중심이 되어준 베테랑 MC 김용만까지 '연륜 있는 4MC의 조합'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두드림>이 토요일 늦은 시간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내용의 깊이와 더불어 그 내용과 상응하는 웃음과 재미도 놓쳐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주부터는 김용만을 제외한 MC 3명이 모두 바뀌었다. <1박 2일>에서 예능감과 지성미를 뽐냈던 뜨거운감자의 감성 보컬 김C,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 오랜만에 MC로 나선 '돌+I' 노홍철이 변화의 핵이 될 전망이다.
이번 MC들은 과거 MC와는 확연히 다른 구성이다. 이전 MC들은 '무거운 교양 프로그램' '교시성이 강하다'는 평을 들었다. <두드림>은 대화를 나누긴 하지만 토크쇼보다 강의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멘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시청자 대신 질문을 해야 하는 MC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면을 볼 때 지난 MC들은 오히려 멘토로 출연해야 할 사람들이지, 듣는 자리에 앉아있을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두드림>의 히든카드는 노홍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인 MC 김용만은 노홍철의 투입 소식을 듣고 "미스인데.."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우였다. 노홍철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넓고 깊진 않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는 작은 마음이 있다"며 프로그램에 어떤 역할을 할지 포부를 밝혔다.
노홍철은 이날 멘토로 나온 표창원 범죄심리학 교수의 강의를 듣고 "<두드림>이 강의실에 온 게 아니라 직업상담소에 온 것 같다"고 해 관객의 웃음을 유발했다. 메인 MC 김용만과 대등한 분량을 차지했지만, 정작 진행에 필요하지 않은 말을 많이 하는 노홍철을 보면서 김용만의 기우가 이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MC 노홍철이 '말하는 자'가 아니라 '듣는 자'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두드림>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C와 이해영 감독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적재적소에 말했다. 웃음보다는 멘티의 역할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김C는 자신의 철학과 비견한 질문으로 <두드림>에 깊이를 더했고 이해영은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와 프로파일링을 영화감독의 시선으로 엮어 표창원 교수에게 전문가적인 질문을 던졌다. 적은 분량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두 사람이 왜 있는거지?'하는 의문을 자아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첫 방송이다. 두 MC의 역할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르랴.
하늘에서 내려온 멘토? 눈높이 강의!이날 방송된 <두드림>은 많은 변화를 꾀했다. '강의실' 즉 세트장도 달라졌다. 멘토가 강의하던 강단의 위치가 바뀐 것. 이전에는 방청객과 MC가 고개를 꺾어 강단을 우러러봐야 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나 참여한 멘티(방청객)에게는 멘토를 우러러 봐야 하는 이미지를 조장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