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측이 공개한 미래 서울의 이미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측이 공개한 미래 서울의 이미지N.E.W

이번엔 배두나다. 배우 배두나가 일본에 이어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배두나는 <매트릭스> 3부작의 앤디 & 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향수>(2006) 톰 티크베어 감독이 공동연출하는 SF서사극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캐스팅됐다.

장동건의 <워리워스 웨이>처럼 합작영화가 아니다. 송혜교의 <페티쉬> 마냥 한국감독의 인디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영화 <바벨>에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간택을 받아 국제적인 배우로 떠오른 일본의 키쿠치 린코를 넘어설 만한 캐스팅 소식임에 분명하다. 

이를 계기로 배두나 외에 '영화 신한류'를 이끌고 있는 배우와 감독들을 꼽아봤다. 할리우드의 초청으로 <스토커>의 메가폰을 잡은 것과 더불어 <올드보이>의 리메이크판이 현실화된 박찬욱, 오랫동안 숙성된 프로젝트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김지운 감독, <지아이조2>의 촬영에 돌입한 이병헌,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영춘권의 달인 '엽문 프로젝트' <일대종사> 촬영을 마친 송혜교, 성룡의 <용형호제3> 격인 <차이니즈 > 권상우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캐스팅된 배우 배두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캐스팅된 배우 배두나N.E.W
'비' 정지훈에 이어 배두나를 선택한 앤디 & 라나 워쇼스키 감독

소설가 데이빗 미첼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19세기 말부터 세계 종말이 닥쳐온 근미래까지 약 500년을 넘나들며, 각기 다른 시공간을 사는 인물들을 주인공 삼는 6개의 스토리를 담을 예정. 올 9월 독일 베를린에서 크랭크인 한다.

캐스팅을 보면, 배두나 외에도 톰 행크스, 수잔 서랜든, 할 베리, 휴고 위빙, 휴 그랜트 등  톱스타들이 이 1억2천만 달러 제작비의 블록버스터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워쇼스키 형제는 전작 <스피드 레이서>(2008)에 비를 캐스팅, 월드스타로 발돋움을 할 수 있던 발판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6개의 이야기 중 액션과 SF 장르는 워쇼스키 감독이, 시대극이나 스릴러, 드라마 성향의 작품은 톰 티크베어 감독이 연출한다.

배두나는 그 중 2144년 근미래 서울에 살아가는 복제인간 에피소드의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다. 워쇼스키 감독은 전작 <공기인형>에 이어 <복수는 나의 것>, <괴물> 등의 전작들을 인상깊게 본 뒤 단 한 번의 미팅 만에 배두나의 출연을 결정했다고. 최근 베를린에서 가진 대본 리딩 현장에서 배두나는 영국식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 휴그렌트의 극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한편 배두나는 이미 일본의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공기 인형>의 타이틀롤을 맡아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고, 또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일본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배두나의 미국진출은 영화의 성공여부를 떠나 예술영화와 블록버스터를 섭렵하는 진정한 '월드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매력적인 악역 '스톰 쉐도우', 2편까지 살아남다


<지아이조>와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월드스타로서의 행보를 다지고 있는 이병헌는 <지아이조2> 촬영에 한창이다. 2012년 6월 현지 개봉예정인 <지아이조2>는 최근 브루스 윌리스의 합류 소식을 전하며 기대를 한층 높였다.

이병헌의 소속사측 관계자는 "이병헌이 '스톰쉐도우'를 연기하기 위하여 매일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며 "캐릭터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출연진들과 만나 친분을 쌓고 있다. 거듭되는 훈련이지만 지친 기색 없이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고 미국 뉴올리언즈의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병헌 브루스 윌리스는 '지.아이.조' 팀의 원년멤버로 출연을 하고 이병헌은 코브라 팀으로 출연을 해서 극중에서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이병헌브루스 윌리스는 '지.아이.조' 팀의 원년멤버로 출연을 하고 이병헌은 코브라 팀으로 출연을 해서 극중에서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파라마운트
1편에서 악역 '스톰쉐도우' 역할을 맡아 다부진 액션을 선보인 이병헌은 전세계 3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블록버스터를 통해 전세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지아이조2>는 전편의 체닝 테이텀 외에도 액션배우 드웨이 존슨, 영화 <13구역>의 에로디 영 등이 합류했다.

1편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 "이병헌의 아시아에서의 인기에 놀랐다"고 했던 이병헌. 2편은 같은 아시아인인 중국계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그의 비중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중국 대륙을 사로잡은 송혜교,
권상우, 전지현

송혜교와 권상우, 그리고 전지현은 중화권을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와 작업하는 기쁨을 누렸다. 먼저 중국의 오우삼 감독과의 작업이 무산된 이후 홍콩 예술영화를 대표하는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의 촬영을 마쳤다.

<일대종사>는 최근 견자단 주연의 액션영화로 소개되기도 했으며, 이소룡의 무술 선생으로 유명한 엽문의 생을 그린다. <색,계>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양조위가 타이틀롤을 맡았으며, 엽문의 아내 역을 연기한 송혜교 외에도 장쯔이, 장첸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1년 넘게 지속되어온 거장의 지난한 작업에 동참했다.

최근 <통증>을 선보였던 권상우는 '재키 챈' 성룡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 7월 프랑스에서 촬영을 시작한 <12 차이니스 조디악 헤즈>는 성룡판 <인디아나 존스>인 <용형호제> 시리즈의 3편 격인 영화다. 제작비 1천억원 규모로 전세계 개봉을 노리는 액션 어드벤처다. 

어릴 적 우상이었다는 성룡과의 작업을 통해 권상우는 국내를 넘어 범아시아의 액션스타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 더불어 이미 촬영을 마친 <리핏 사랑해>는 <파이란> <무극>의 장백지와 호흡을 맞춘 멜로 영화로 올 10월 중국 개봉이 예정돼 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국의 한 톱스타와 중국드라마 촬영까지 잡혀 있어, 대륙을 향한 권상우의 바쁜 행보는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전지현 또한 <조이럭 클럽>의 웨인 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중국과 미국 합작 영화 <설화와 부채의 비밀>을 통해 올 여름 전세계 관객과 만났다. 19세기 청나라 시대, 신분이 달랐던 두 여인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로 중국의 리빙빙, <엑스맨>의 휴 잭맨이 출연했다. 일단 미국에서는 올 7월 예술영화로 소개 돼, 24개 스크린에서 선보였으며, 중국과 캐나다, 호주 등으로 확대 개봉했다.

우리 배우들의 이 같은 해외 진출은 K-POP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사이, <쉬리>이후 한류의 시초였던 '영화 한류' 또한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관객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나 예술영화는 물론 워쇼스키 감독이나 성룡의 영화와 같은 블록버스터에서까지 한국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이전과 달라진 풍경이라 할 만 하다.

그리고, 진정한 '월드클래스' 감독 박찬욱, 김지운

박찬욱 감독의 주가야 말로 범세계적이지 않을까? <올드보이>의 칸 수상이후 내놓는 작품마다 전세계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던 박찬욱 감독이 드디어 할리우드에 '제대로' 진출했다. 진정한 '월드스타'랄까. 현재 직접 메가폰을 잡은 <스토커>와 함께 <올드보이>의 리메이크 버전도 가시화 단계에 이르렀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스토커>가 최근 미국 내쉬빌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 20세기폭스사 계열인 폭스 서치라이트가 배급을 맡은 <스토커>는 일찌감치 캐스팅이 확정된 니콜 키드만, 미아 와시코우시카와 함께 콜린 퍼스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던 주인공 역에 <왓치맨>의 매튜 구드가 합류했다.

내용은 형이 죽고 난 뒤 형수 인디아(니콜 키드만 분)와 조카 에블린(미아 와시코우시카)이 살고 있는 집에 함께 지내게 된 삼촌 찰리 스토커(매튜 구드)의 기이한 관계를 다룬다. 특히 삼촌 스토커(우리가 알고 있는 Stalker가 아닌 Stoker)는 이 불완전한 가족을 마치 <박쥐>에서 김옥빈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신부 송강호가 그랬던 것처럼 심리적인 긴장으로 밀어 넣을 캐릭터다. <프리즌 브레이크>로 친숙한 '석호필' 앤트워스 밀러가 직접 각본을 썼다.

 <박쥐> 제작보고회 당시 배우 송강호, 김옥빈과 함께 선 박찬욱 감독
<박쥐> 제작보고회 당시 배우 송강호, 김옥빈과 함께 선 박찬욱 감독권우성

오랜 동안 숙성된 프로젝트인 <올드보이>의 리메이크 역시 스파이크 리의 감독 확정 소식을 알려왔다. 스파이크 리는 90년대 <똑바로 살아라> <말콤X> 등으로 미국 독립영화의 이름을 드높인 대표적인 흑인 감독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액션영화 <인사이드맨> 등을 연출했다.

제작사 맨데이트픽쳐스는 지난 7월 스파이크 리 감독과 함께 <디파티드> <그루지>의 프로듀서 더그 데이비슨과 로이 리가 제작, <토르> <나는 전설이다> 등에 참여한 마크 프로토세비치가 각색을 맡았다고 전했다. 최민식이 열연을 펼쳤던 오대수 역할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스타 반열에 오른 조쉬 브롤린이 맡았다.

한편 <악마를 보았다>의 김지운 감독은 차기작으로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을 연출한다. 일단 내용은 이렇다. 멕시코 국경을 탈출하려 애쓰는 마약업자들과 그들을 잡으려는 국경지역 보안관의 이야기가 광활한 평원을 달리는 레이싱카의 추격적 위로 펼쳐진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만주 추격신을 기억한다면, 김지운 감독이 왜 프랑스 고전 스릴러 <맥스>의 리메이크가 지연된 이후 이 작품을 골랐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더불어 <라스트 스탠드>는 불륜 스캔들에 휘말렸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리암 니슨 대신 합류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강직한 보안관 역을, 코엔 형제의 <파고>와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로 낯익은 피터 스토메어가 마약왕을 연기한다.

이밖에 봉준호 감독의 다국적 프로젝트 <설국열차>도 한창 프리프로덕션 중이다. 국내 배우로는 유일하게 송강호의 출연이 확정됐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은 중국영화 <양귀비>를, <호우시절>을 중국에서 촬영했던 허진호 감독은 중국 자본이 투입되고 <위험한 관계>를 리메이크하는 <상하이 프로젝트> 촬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찬욱 배두나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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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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