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노장' 이봉주의 두 다리와 강한 심장은 다시 한 번 42.195km를 내달렸다. 내달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젊은 심장'들을 뒤로하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이미 40번의 완주 경험이 있는 다리와 심장이지만 흐르는 세월에 주변사람들은 걱정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완주' 자체를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보란듯이 제9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1위의 기록으로 41번째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고야 말았다.
사실 이봉주는 지난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려 했다. 마흔의 나이에 마흔 번의 완주를 끝으로 마라톤 선수 생활을 정리하려 한 것이다. 그러던 그가 은퇴를 미루고 제90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한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주변에서는 그를 말렸다. 이봉주를 아끼는 사람들은 자칫 그가 완주를 못한다거나 형편없는 성적으로 그의 전력에 오점을 남길까 걱정한 것이다.
하지만 충남 천안이 고향인 그는 "지금까지 고향을 위해 한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전국체전에 충청남도 대표로 출전할 생각"이라며 "우승이나 기록은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준비했구나, 참 잘 뛰었구나 하는 말을 듣고 싶다"며 기어이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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