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월메이드 공포영화 <불신지옥>영화사 아침
그동안 공포·호러 영화는 꺾이고 튀기고 자르는 것으로 점철되었다. 관객의 높아져가는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점점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져 갔고, 이제 어느 정도 수위가 아니면 관객들은 '에이 별로네'라고 말하는 수준이 돼버렸다.
이제 공포는 피와 귀신이 아닌 스토리다!
그래서 아무리 잘 만들어도 공포영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는데 <불신지옥>이라는 영화가 등장했다. 제목만 놓고 보면 굉장히 유치할 것 같은데 잘 만든 영화라 칭해도 손색이 없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특정 종교에 집착한 어머니와 그의 식구들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중심이다.
종교에 집착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진. 사고 이후 이상한 증상을 보이던 소진의 실종 소식을 듣고 대학생 언니 희진이 서울에서 내려온다. 동생을 찾기 위해 경찰 수사까지 의뢰하면서 동분서주하는 희진과 달리 엄마는 기도만이 희망이라 주장하며 교회를 들락거린다. 한편 형사 태환은 수사 과정에서 소진이 신들린 아이였단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자칫 위험한 소재임에도 과감하게 기독교와 무속신앙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종교의 집착이상증세로 유발되는 사건의 이야기들을 개연성있게 연결시키고 있다. 그래서 공포적인 요소보다 오히려 드라마적인 요소에 치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점이 <불신지옥>이 공포영화로서 가진 매력적인 부분이다.
이제껏 피를 튀기고, 절단하고, 엽기적인 귀신을 등장시켜도 좀처럼 느껴지지 않던 공포감이 드라마적인 요소 하나로 공포감을 일으키는 <불신지옥>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반에 드라마적인 탄탄한 구성을 위해서 복선과 표현을 세세하게 보여주었다.
또한 그러면서도 공포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이어 억지춘향으로 꿰맞추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을 이야기 하나에 집중시켜 관객들의 몰입을 유발했다. 소진이 사라진 후 소진이 신들렸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사이 자살이 이어지고, 그것이 결국 인간의 욕심이 부른 과욕임이 드러나고 그 안에 희진이 중심인물로 다시금 떠오르는 과정이 메끄럽게 연결되어 있다.
물론 내용 자체는 중반부에 추측이 가능하다. 반전이 있지만 그것 하나로 모든 것을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대단한 반전이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무서운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데 충분하다. 여기에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통해서 더욱더 극대화시킨다.
그래서 영화는 오롯이 기독교의 구원과 신들림의 예언 사이에서 인물들이 힘없이 조종당하고, 그 안에 연쇄적인 죽음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희진이란 인물이 그 중심에 서있음이 극 후반부에 드러나 영화는 스토리 면에서 인간의 욕심과 비정상적인 특정 종교의 집착이 부른 인간의 자기 파괴를 보여줘 다른 여타의 공포영화에서 일어나는 무조건적인 살인보다 관객들을 진지하게 설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