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률왕 경쟁을 하고있는 전준호(좌)와 권오준
ⓒ 현대 유니콘스·삼성 라이온즈
막판 뒤집기냐, 현 상태 유지냐.

전준호(현대 유니콘스)와 권오준(삼성 라이온즈)의 승률왕 싸움이 흥미롭다. 현재 상태로는 전준호의 우위. 전준호는 15일 현재 13승 3패 1세이브를 기록하며 .813의 승률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장내' 전준호냐, '장외' 권오준이냐

전준호는 1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출장해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6이닝동안 7안타, 2볼넷, 3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투구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효과적인 피칭으로 승리를 따냈다. 전준호는 이날 승리로 이 경기 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던 부진에서 조금이나마 탈피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승률왕은 전준호의 몫으로 보였다. 전준호는 시즌 초반 1승 1패를 기록한 후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쾌속질주했다. 전준호는 한때 11승 1패 승률 .917의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27일 KIA전에서 8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도 패전투수가 되며 시즌 2패째를 기록했으며, 지난 8일 두산전에서는 5⅓이닝동안 7실점하며 올시즌 최악의 투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전준호는 이 부문 2위 김진우(KIA·10승 3패 승률 .769)와의 격차를 벌리며 '승률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전준호는 1994년 태평양에 입단했지만 2001년 거둔 12승 6패가 가장 좋은 성적일 정도로 '그저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2001년에도 평균자책점은 5.09를 기록했다.

또 전준호는 이름으로도 설움을 겪어왔다. 15일까지 통산 519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프로통산 도루부문 1위에 올라있는 선수의 이름 역시 '전준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1997년 전준호가 롯데에서 현대로 이적해 온 이후에 이 설움을 더 커졌다. 하지만 올시즌 '투수' 전준호는 '타자' 전준호의 성적을 압도하며 뒤늦게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권오준, 1승만 추가하면 승률왕 가능

이러한 전준호에 맞서는 선수가 바로 권오준. 하지만 권오준은 현재 승률 부문 순위에 없다. 승률왕에 대한 규정이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거둔 선수'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이다. 권오준은 15일 현재 9승 1패 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때문에 권오준은 승률 부문 경쟁에서 '장외'에 있다.

권오준은 9승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1승만 추가하면 당장 '장내 진입'이 가능하다. 권오준이 더 이상의 패 없이 1승만 추가하면 10승 1패 2세이브 승률 .909를 기록하게 돼 승률왕이 유력하다. 또 권오준은 전준호와 달리 중간계투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승리를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권오준은 27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홀드 부문 2위 정우람(19개)과의 격차를 8개로 벌려놔 사실상 홀드왕도 굳힌 상태다. 권오준이 승률왕까지 차지한다면 류현진(한화)처럼 주요타이틀 다관왕은 아니지만 이에 못지않은 의미 있는 타이틀을 2개차지할 수도 있다.

승률왕이라는 타이틀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과 같이 돋보이는 타이틀은 아니다. 하지만 전준호와 권오준이 장내와 장외에서 승률왕 타이틀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2006-09-15 11:1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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