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홀리 이노센트> 공연사진
PAGE1
68혁명이 벌어지던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미묘한 관계를 그려낸 영화 <몽상가들>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 개봉한 이후 2014년에 다시 한번 개봉하며 크게 두 차례 관객을 만났다. 영화 <몽상가들>의 원작은 길버트 아데어의 동명 소설인데,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 첫선을 보인다. 국내 창작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다.
뮤지컬이 시작되면 관객이 들어온 문으로 배우들이 들어온다. 그 순간 공연장은 영화관이 되고, 배우들은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 된다. 파리에서 부유하게 자란 남매 '테오'와 '이사벨', 그리고 미국에서 건너온 청년 '매튜'의 인연도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를 사랑하는 세 사람은 영화관에서 처음 만난다.
하지만 영화를 향한 순수한 사랑은 위협받는다. 당시는 사회의 각종 모순에 저항하고, 다양한 문화적 주장이 튀어나오던 68혁명이 한창이었고, 정부는 이를 저지하려 한다. 그 일환으로 세 사람이 좋아하던 영화관은 문을 닫고, 문화예술에 대한 억압은 심화된다.
격렬한 투쟁의 드라마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의 슬로건이다. 이는 68혁명의 핵심적인 주장이기도 했다. 억압받던 사람들이 뛰쳐나오고, 배제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시대를 살던 뮤지컬의 주인공들, 테오와 이사벨, 매튜 역시 금지된 무언가를 지닌 인물이다.
남매인 테오와 이사벨은 남매 이상의 미묘한 관계를 보여준다. 스킨십이 과감하고, 때론 연인보다 더 연인 같은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비록 영화 <몽상가들>에 비해 수위는 현저히 낮지만, '금지된 무언가'를 표현하기엔 충분했다.
여기에 매튜와 남매의 관계 역시 미묘하다. 매튜는 이사벨에게 호감을 느끼는 듯하지만, 동시에 테오와도 심상치 않은 관계임을 보여준다. 근친상간이나 퀴어 요소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당시 사회에서 금지된 것 내지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세 인물은 지니고 있다.